2024년 4월 29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문화인터뷰] ‘일상과 네거티브’ 조각전 연 최태화 작가

구원에 대한 간절한 염원 조각에 담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점토 작업 중인 최태화 작가.
‘네거티브 기법’을 활용해 독특한 공간구성을 만들어내는 그는 “구원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느끼며 본격적으로 성조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구대교구 욱수성당 제대에는 다른 성당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십자고상이 있다. 당장에라도 뛰어 내려와 우리를 안아주실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우리를 그분의 공간으로 초대하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 이 십자고상은 최태화(리타·64·리타조각연구소) 작가의 작품이다.

최 작가의 작품들은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곳은 들어간 일반적인 조각예술과 달리 독특한 공간구성을 이루고 있다. ‘네거티브 기법’이라 불리는 방식을 통해 최 작가는 기존 조각에서 찾아보기 힘든 ‘여백’을 표현하고 있다. 영남대학교 민주식 교수는 이를 “최태화의 작품세계는 단순한 3차원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한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평했다.

“육중한 삶의 무게에서 벗어나 다 비워버린 곳에서 영혼은 신나게 요동치고 숨쉴 수 있습니다.”

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이 갈망하는 영원한 공간을 표현하고, 그 공간으로 사람들을 안내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들은 이 독특한 공간구성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이거나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최 작가는 1982년부터 이탈리아에서 체류한 뒤 오랜 기간 해외에서 활동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었던 그는 이탈리아에서 주님을 만난다. “1982년 여름휴가로 어느 산골 관상 수녀원에서 한 달 동안 머물게 됐는데 수녀님이 성녀 리타에 관한 만화책을 주시더군요. 그 책에서 성녀의 강인한 정신에 감동받고 그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최 작가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국제콩쿠르 조각부문에서 최고상을 여러 번 석권한 것은 물론 끊임없는 상설전시 초대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그가 귀국을 준비한 것은 향수병 때문이었다.

“고향에 돌아가서 따끈한 온돌방에서 한숨 실컷 자고나면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해질 것 같은 느낌이 간절히 들었습니다.”

일 년 정도 한방치료를 받고 푹 쉬다 출국할 생각이었던 최 작가는 뜻밖의 난관에 부딪쳤다. 의사가 습기 찬 지중해 날씨의 이탈리아로 가는 것을 극구 만류한 것이다. 십년 간 고된 작업으로 인해 신체 균형이 깨지고 쉽게 피로해짐을 느낀 그는 의사의 권고대로 조국에 머물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 자신으로부터 구원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느껴서 본격적으로 성조각을 시작했습니다.”

귀국 후 작품 제작도, 활동도 원만하게 할 수 없었던 최 작가는 1999년 본격적으로 성조각을 시작했다. 그 결과 대구 욱수성당에 봉헌된 ‘신비의 십자가 속의 그리스도’라는 작품이 탄생했다. 이 작품 하나에 예수님의 ‘죽음-부활-승천-하늘위의 영광-재림-최후의 심판’을 모두 담고자 노력했고, 그 결과 최 작가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어려움을 이겨냈다.

최 작가의 작품은 현재 대구대교구 욱수성당, 대구대교구 도원성당, 안양교구 비산성당, 부산 성모병원 등 여러 곳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광주가톨릭대학교 50주년 행사에서도 소개됐다. 또한 ‘최태화 현대조각전-일상과 네거티브’가 광주 무등현대미술관에서 7월 10일부터 8월 5일까지 열린다.

“봉헌된 작품들은 이미 제 작품이 아닙니다. 하느님께 바쳐진 십자가를 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바라보면서 구원을 요청한답니다. 보이는 대로 보십시오. 그것이 최상의 경지입니다.”

※문의 062-223-6677 광주 무등현대미술관


김진영 기자 (nicolao@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7-29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1테살 5장 11절
여러분이 이미 하고 있는 그대로, 서로 격려하고 저마다 남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