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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 출판사 대표를 만나다] (5) 세계사 최윤혁(케빈) 대표

독자들이 원하는 책으로 새로운 시대 흐름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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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는 문학에 뿌리를 두고 성장했다. 박완서 소설전집, 박범신 문학전집, 장준하 전집 등이 대표작이다. 척박한 시 풍토에서 시인들 창작의 터가 돼 준 「세계사 시인선」만해도 149권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 세계사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킨 「온워드」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모두 세계사 작품. 「온워드」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의 자서전이고, 「어떻게~」는 세계적 MBA 과정을 자랑하는 미국 와튼스쿨의 최고 명강사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 강의록이다.
 어쩐지 그간의 세계사가 아닌 듯하다. 경제경영과 자기계발서 분야에 출판을 집중하며, 동남아와 중국, 미국 시장으로 진출을 꾀하는 등 출판사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전자책(E-Book) 시장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고, 드라마 제작을 염두에 둔 소설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엔 출판계의 `젊은 피` 최윤혁(케빈, 36) 대표가 있다.


 최 대표는 2년 전 세계사를 일궈 온 아버지 최선호(요한 사도) 회장에게 출판사를 물려받았다. 미국 MBA 유학을 준비하는 동안 아버지 권유로 기획팀장으로 출판사 일을 거들다 `전권`을 넘겨받게 됐다.
 최 대표는 "출판사 일을 돕다 보니 회사 운영 전반과 기획, 책 선정, 표지 디자인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버지께 기획팀장이 아닌 대표 자리를 요구했다"고 웃음 지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믿고 흔쾌히 출판사를 맡겼고, 아들은 아버지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최 대표는 몇 해 전 일본 최대 출판사 중 하나인 `고단샤`에서 40년간 일한 편집장이 방한했을 때 한 말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분이 단호하게 말씀하시더라고요. 팔리지 않는 책은 종이더미다. 그말이 정말 가슴에 콕 박혔어요. 아무리 좋은 책을 만들어도 독자들이 찾지 않으면 책이 아니라 종이더미에 불과한 것이지요. 읽히는 책, 책장에 손이 가게 하는 책을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세계사는 1년에 10종(권)만 발간한다. 중대형급 출판사들이 한 해 수십 권씩 내는 것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주위에선 "직원이 15명이나 되는데 책 10권 만들어 (출판사) 운영이 되느냐"고 우려의 눈길을 보낸다. 하지만 세계사는 단 10권을 만들더라도 `팔리는 책, 읽히는 책`에 집중하기에 가능하다.
 최 대표는 "사회 트렌드를 읽어내고 독자들이 원하는 책을 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출판은 기획싸움이거든요. 같은 내용이라도 독자들 눈높이에 맞춰 어떻게 기획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책이 되곤 합니다. 독자들이 찾는 책을 만들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 외국책을 소개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 책을 외국시장에 알리려고 시도 중이고요. 제 목표 중 하나가 우리나라 경제경영서, 자기계발서를 미국에 소개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그 이름을 올리는 것입니다."
 출판사를 꾸려 온 아버지 밑에서 자란 영향인지 최 대표는 어렸을 적부터 독서광이었다. 지금도 한 달에 10~30권씩 너끈히 소화해낸다. 신앙은 어머니께 물려받았다. 2003년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게 됐을 때 어머니를 따라 무작정 성당에 갔다.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이 좋아 매주 미사에 참례하면서 세례를 받았다.
 최 대표는 "신앙의 힘인지 성당에 다니면서부터 힘들었던 일도 모두 잘 해결됐다"면서 "아무리 바빠도 주일미사엔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최 대표는 "출판사에 머물지 않고 출판 콘텐츠를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미디어 분야와 연계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출판사를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키우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도전을 두려워 않는 최 대표의 미래가 주목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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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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