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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데뷔 50주년 기념 연주회 여는 피아니스트 이옥희씨

피아노와 이어온 열정적인 반세기 순애보/ ‘중독’이라 할 만큼 끊임없는 연습으로/ 일흔의 나이에도 열정적인 연주 펼쳐/ 두 자녀와의 협연 마련으로 의미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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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간 피아노와 함께하며 일흔의 나이에도 열정적인 피아노 사랑을 보여주는 이옥희씨.
 

피아니스트 이옥희(수산나·70·서울 홍은3동본당)씨는 50년 간 순애보를 이어왔다. 1962년 서울대 음대 제17회 정기음악회에서 첫 무대에 오른 이후 이씨는 피아노와의 열정적인 사랑을 시작했다. 10월 2일 생일이 지나 만 70세가 된 지금에도 그 사랑은 진행 중이다.

“제 삶에서 연주가 빠지면 그 외의 일들이 하나도 즐겁지 않아요. 사흘만 쉬면 바로 병이 나는 걸요. 연습하는 과정이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곡이 완성되어간다고 느끼면 희열을 느끼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 아닌가요?”

매일같이 7시간 이상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이씨에게는 연습이 0순위다. 자녀들이 식사대접을 한다고 해도 ‘피아노’ 때문에 거절하기 다반수고, 지인들과의 약속이 있더라도 꼭 연습할당량은 채운다. 스스로에게 연습 중독이라고 말할 정도로 지독한 사랑에 빠져 있다.

이런 열정은 하루 이틀 만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7살에 피아노를 처음 접하고 한국전쟁으로 인해 피란길에 올랐던 때 말고는 피아노와 떨어진 적이 없다. 어려운 형편의 가족들만 두고 유학길을 떠날 수 없어 포기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결혼 후 남편과 두 아이들을 두고 홀로 독일 유학을 가서도, 17년 동안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유명 피아니스트 레오폴더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도 그는 항상 열정적이었다.

이씨는 “1년에 2번 정도는 독일을 왔다 갔다 하면서 배우고 연습했다”면서 “한국에 있는 동안 열심히 연습해가지고 독일 가서 선생님 앞에서 연주하면 선생님께서도 열심히 가르쳐주셨고 그 레퍼토리가 지금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연습을 바탕으로 그는 데뷔 이래 독주회, 협연, 실내악 등 다양한 연주회 무대에 올랐다.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답게 2006년 9월부터 2008년 5월까지 2년 동안 네 번의 공연을 통해 23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연주하기도 했다. 올해도 그는 세 번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데뷔 50주년을 맞아 마련하는 연주회다. 강동아트센터 소극장(10월 14일)과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27일)에서 열리는 독주회와 이씨가 설립한 서울튜티앙상블과의 협연(12월 2일)이 그것이다. 이번 공연은 특히 스승 김원복 교수와 레오폴더 교수에게 헌정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연주곡도 40~50년 전 스승들에게 배운 모차르트, 베토벤, 쇼팽, 리스트 작품으로 선정했다.

“한국과 독일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진짜 저만의 음악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두 분께 헌정하는 음악회를 열고 싶었어요.”

서울튜티앙상블과의 협연은 데뷔 50주년 외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딸 피아니스트 김지현(소화데레사)씨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에 의한 협주곡’을 협연할 뿐 아니라 아들 첼리스트 김정현(요한)씨도 무대에 올라 음악인 세 식구가 모두 한 무대에 선다. 적지 않은 나이에 세 번의 공연이 버거울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연주에 대한 의욕과 열정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열정 하나로 여기까지 왔고, 이 길이 십자가의 길 혹은 가시밭길이라도 멈출 수 없다”는 열정의 소유자 이씨는 다시 또 피아노 앞에 앉는다. 지독한 사랑의 시작이다.

※문의 02-547-2629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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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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