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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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토크 talk] 배우 박희본씨

제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신앙이에요/ 교리교사 활동하며 인생의 행복 체험/ 어려운 상황 신앙의 힘으로 정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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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연기에 대한 생각을 전할 때는 한없이 진지해졌다가도, 신앙에 대해서 말할 땐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해졌다. 지난 11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박희본(마리스텔라)을 만났다. 바쁜 일정 속에 짬을 내 이뤄진 인터뷰에서 그는 소중한 보물을 꺼내어 자랑하듯 많은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하느님’이 자리했다.


박희본은 1세대 아이돌 스타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01년 그룹 ‘밀크’로 데뷔해 가수로 활동했다. 많은 주목을 받았던 밀크는 멤버 중 한 명이 하차하면서 2003년 갑작스럽게 해체했다. 그룹 해체 이후 박희본의 활동도 뜸해졌다. 2005년에는 가수라는 타이틀을 떼고 연기자로 전업했지만, 특별히 존재감이 두드러질 만한 활동은 없었다.

“당시에는 앞으로 뭘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했었죠. 겁도 났고요. 공허하고 무기력한 상황이 한동안 계속됐어요.”

그러던 그의 인생이 신앙을 갖게 되며 변화하기 시작했다.

“성당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전부터 계속했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문득 이제 정말 세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심이 서자 서울 명동본당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예비신자 교리반에 대해 문의했다. 당시만 해도 그에게 천주교 하면 떠오르는 곳은 명동성당뿐이었다. 그는 이후 명동본당에서 6개월간의 교리를 받고 지난 2006년 ‘마리스텔라’라는 세례명을 얻게 됐다. 세례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던 그의 신앙심에 날개를 달아줬다. 그는 세례를 받자마자 명동본당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실 문을 두드렸다. 그 후 3년간 교사 생활에 매진하며 아이들과 함께했다. 그는 “100원 한 푼 못 벌었던 시기지만, 아이들을 통해 방전됐던 삶이 재충전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풍요롭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교사 생활하면서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하느님께 성큼성큼 다가갈 수 있었고요. 처음 세례 받을 때 죽기 전에 예수님을 한 번 만나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거든요. 시간이 흐르고 문득 아이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던 중에 아이들 한명 한 명이 결국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박희본은 최근 KBS 일일시트콤 ‘닥치고 패밀리’에서 열성 가족의 큰딸 열희봉으로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그가 연기하고 있는 열희봉 캐릭터는 나이에 비해 노숙해 보이는 외모와 촌스러운 패션 감각, 소심한 성격을 가진 그야말로 열성 유전자 종합선물세트다. 그는 이번 시트콤을 위해 몸무게를 10kg이나 불리며 역할에 대한 강한 열정을 드러냈다. 여배우로서 너무 망가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다.

“배우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게 진짜 망가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화면에 예쁘고 청순하게 나오는 것도 좋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봐요.”

실제 박희본은 자신이 연기하고 있는 열희봉과 얼마나 닮았을까 궁금했다. 인생에서 패배감과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오디션에 도전했고, 또 보란 듯이 떨어졌어요.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땐, 정말 속상하더라고요. ‘나와 맞지 않는 일인가’하고 낙담도 했고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는 어려운 상황들이 올 때마다 신앙의 힘으로 정면 돌파했다. 그는 실패를 맛볼 때마다 더 열심히 기도하고 매달렸다고 했다. 지금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스독자들에게도 따뜻한 조언을 덧붙였다.

“방황했던 시기가 없었더라면 지금 제게 찾아온 이 기회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몰랐을 거예요. 지금 여러분이 겪고 있는 시련이 자양분이 돼, 여러분을 지탱해주는 힘이 될 거예요.”

그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일시트콤 특성상 거의 매일 촬영이 있는데다가 오전 7시에 시작된 촬영은 자정을 넘겨 끝나기도 한다. 피곤하고 힘들어서 지칠 법도 한데 그는 바쁜 지금이 되레 행복하기만 하다.

“오랜 공백기에 ‘당신께 받은 탈렌트를 사용할 기회를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어요. 잠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바빠져도 좋으니 말이죠. 지금 그 기도가 실현됐다고 생각해요. ‘즐겁다’, ‘재밌다’ 생각하니 힘들지도 않고요.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답니다.”

그는 촬영 때문에 아무리 바빠도 주일미사만큼은 반드시 지키고 있다. 주간 촬영 계획이 나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주일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성당과 미사 시간을 파악하는 일이다. 틈틈이 촬영장 근처 성당을 찾아 성체조배를 통해 영적 에너지를 충전하기도 한다.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 배우 박희본의 목표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건강한 몸과 마음에서 나오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제 삶을 건강하게 잡아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신앙이라 생각하고요. 신자 여러분과 ‘기도’ 안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많은 기도 응원 부탁드립니다.”


조대형 기자 (michael@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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