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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서예 통해 나눔 실천하는 이수현 작가

붓글씨에 아로새긴 신앙, 사랑을 전하다/ 신앙·서예 버팀목으로 마음의 평화 찾아/ 전시수익금 기부 등 글씨 통한 나눔으로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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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글씨를 쓰고 있는 이수현 작가의 모습(왼쪽)과 그가 새 사제에게 보내준 서품성구.
그는 이런 나눔이 “글씨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광주, 작업실에 들어서니 넓은 창밖으로 태화산 끝자락이 내려다보인다. 작업실 한편에는 정갈하게 걸린 서예 붓들과 꼭 그만큼 정갈하게 쓰인 성경구절들이 걸려있다. 글씨를 쓰는 책상 위에는 묵주가 올려져있다. 서예가 이수현(베르나르도·67·수원교구 도척본당)씨의 집이자 작업실이다.

지난해 12월, 이씨는 그의 세 번째 개인전이기도 한 ‘불우이웃돕기 서예초대전’을 열었다. ‘사랑’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통해 그는 수익금 절반을 경기도 안양시청에 전달했다. 강원도청, 서울시청, 건설교통부 등 공직에 종사하며 바쁘게 살다가 퇴직 후 ‘주위를 돌아보자’ 하는 마음에서였다. ‘일화’(一和, 한마음)라는 그의 호를 통해서도 이러한 마음이 엿보인다.

“초등학교 때 전국 서예실기대회에서 장원을 했어요. 직장을 다니면서는 서예를 계속 하지 못하다가 2002년 퇴직 후에 본격적으로 다시 서예를 시작했지요. 국전지로 하루에 20장을 15시간씩 쓰면서 연습했어요.”

퇴직 후 본래 정치에 뜻이 있었지만 대신 서예를 택했던 그였다. 제2의 인생을 사는 마음으로 열심히 글씨를 쓰며 평보 서희환 선생 등 유명한 서예가들을 찾아 배움의 덕을 익혔다. 글씨를 쓰면서 마음의 평화도 찾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신앙은 평생 그를 지탱해주는 버팀목이었다.

“1957년 춘천교구 김화본당에서 어머니와 세례를 받았어요. 어머니보다 제가 교리공부에 더 열심이었죠.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힘든 시절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신앙이 참 위안이 돼줬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신앙과 서예가 내 마음을 잡고 이렇게 사는데 도움을 많이 준 것 같아요.”

그의 신앙은 작품세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번 전시회의 주제가 ‘사랑’이었던 것도, 성경구절을 담은 작품을 15점이나 전시했던 이유도 신앙이었다. 올해 봄에는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최영배 신부(대구대교구 사회복지시설 들꽃마을 창설자)의 어록을 담은 작품으로 전시를 열고 수익금 전액을 전달할 계획이다. 1990년부터 지금까지 들꽃마을을 찾아 후원하며 이어온 인연이다.

“성경구절을 전시하면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좋을 것이고, 비신자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의 작은 힘일 뿐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고요.”

작업실 책상 위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할머니의 칠순잔치를 위한 따뜻한 글귀, 이제 막 새 사제가 된 이에게 보내준 서품성구, 평소 그의 철학을 담은 ‘백 번의 사랑보다 한 번의 용서가 아름답습니다’라는 글귀 등이 놓여 있었다.

“지인들에게 이런 선물을 해드리면 저도 기쁩니다. 받고 좋아하시면 기쁨이 배가 되고요. 이런 나눔이 글씨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는 방법 아니겠습니까.”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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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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