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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 찬미 노래를] <2>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

천상의 화음으로 이뤄내는 봉사와 복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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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서울 역삼동성당에서 개최된 열여섯 번째 정기연주회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메들리를 부르는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원들.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또 하나의 언어, `합창(合唱)`이 시작되는 순간 꿈이 자라난다. 그저 목으로만 `생소리`를 내던 아이들은 어느새 새로운 발성을 통해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를 들려준다.

 당장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언젠간 이룰 아름다운 꿈과 희망의 노래가 맑고 고운 천상의 목소리로 흘러나온다.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Magnificat Children`s Choir)이다. 라틴어 `찬미하다(Magnificare)`의 3인칭 `마니피캇(Magnificat)`으로 시작되는 찬미가 `마리아의 노래`에서 합창단 이름을 따온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소속 어린이 합창단을 찾았다.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주일 오후 2시면 서울 동교동 홍대앞 가톨릭청년회관(CYC) 3층 피아노방 연습실로 모여든다. 조만간 북녘 어린이 돕기 자선음악회를 열고자 한창 연습 중이다.

 현재 단원은 신입단원 6명을 포함해 모두 31명. 가톨릭 신자여야 하고, 초등학교 2학년에서 중3까지다. 이 가운데 여자 어린이가 27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남자 어린이 단원은 4명에 그친다. 아무래도 변성기가 오면 남자 어린이들은 합창단에서 나가야 하기 때문인 듯하다. 선ㆍ후배끼리 서로 챙겨주는 건 남녀 단원이 따로 없다.

 설립된 지 20년째를 맞아 성년으로 자라난 어린이 합창단답게 지휘자 고아라(아기 예수의 데레사, 27,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 합창지휘과 재학)씨나 발성 코치 장문영(레지나, 27, 소프라노)씨 모두 이 합창단 출신이다. 그러기에 마니피캇 어린이합창단은 교회 내에서도 `끈끈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소문이 나 있다. 반주자인 경희대 출신 피아니스트 김송연(가타리나, 27)씨만 이 합창단 출신이 아니지만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활동한 지 3년쯤 됐는데, 다른 합창단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선배들이 특히 잘 챙겨줘요. 그래서 성당 친구들도 많이 부러워해요. 노래뿐 아니라 친구들과 다 같이 하느님을 찬양하는 뿌듯함이 커요. 물론 선생님이 요구하시는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마니피캇을 만난 건 제게 행운이에요."(이민아 마리안나, 중2)

 도, 레, 미 같은 계이름조차 모르던 아이들은 발성이나 호흡법부터 차근차근 익혀나간다. 빠르면 한두 달, 보통은 1~2년이면 목에서 나오는 `생소리` 수준에서 머리 전체나 코안 윗부분을 울려서 내는 높은 소리인 `두성(頭聲)`을 내는 수준까지 오른다. 문제는 발성을 두성법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두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소리를 내는 것과 소리를 다듬는 건 다르다는 뜻이다. 그래서 소리를 내는 방법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소리를 계속 유지시키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다만 `배우는` 합창이 아니라 `즐기는` 합창이라는 데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만의 매력이 있다.

 입단한 지 3년차인 윤유진(아녜스, 12, 중1) 학생은 "처음에는 동요처럼 생소리가 나와 힘들었는데 선배 언니들한테 호흡 잡는 법부터 발성까지 제대로 배우고나니까 2년쯤 뒤에 성악 발성이 이뤄져 기뻤다"고 전한다.

 마니피캇 어린이 합창단은 노래를 통해 사회봉사와 사랑 실천,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는 어린이합창단으로 거듭났다. 설립 20년째를 맞기까지 16회 정기연주와 세 차례에 걸친 해외연주, 수 차례 초청 및 봉사 연주, 성음악 미사 봉헌, CD 4장 발매, 방송 출연 등을 해왔다.

 매달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에서 미사 연주를 통해 마니피캇 만의 독특하고 청아한 목소리도 봉헌한다. 변성기 이전이기에 저음 성부가 없는 어린이 합창을 통해 성가와 예술가곡, 전통음악 등 여러 장르에서 다채로운 연주곡목(레퍼토리)을 소화하고 있다. 중세에서 현대 교회음악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연주와 아름다운 소리를 구사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휘자 고아라씨는 "우리 어린이 합창단은 다 함께 즐기고 표현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고 받아들이는 데 치중한다"며 "그래서 선곡도 밝고 신나고 리듬을 타는 곡보다는 다양한 레퍼토리로 성음악의 음악성을 표현하고, 성음악 연주를 통해 봉사하는 데 더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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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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