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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투병생활 견디며 개인전 여는 김무영 작가

단순화한 작품 속에 담아낸 자아 반성/ 항암치료 중 이어온 ‘새’ 연작 등 전시/ 27일~4월 2일 평화화랑 제1·2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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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영 작가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윤동주의 시 ‘자화상’ 중에서)

김무영(베네딕토·68·서울 개포동본당)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자신을 반성하는 의미의 자화상(自畵像) 같은 전시회다. 그만큼 작품에 힘을 뺐고, 단순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 열여섯 번의 개인전을 준비해왔지만 이번 개인전이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김무영 작가의 연작 ‘새’
 

작품들은 작가의 가장 순수했던 유년시절을 닮았다. 경상도 지역 산촌을 뛰어다니며 보았던 산과 들, 강, 배, 새, 인물 등이 그림 안에 등장한다. 대부분 유화이지만 연필로 그린 스케치 10점도 전시된다. 특히 2008년 암 선고를 받은 후 새를 그리기 시작해 지난해 여름 전이된 것을 발견, 항암치료를 받는 가운데 하나씩 그려가며 수정한 ‘새’ 연작은 작가의 자유를 향한 의지를 담았다.

“‘새’는 힘든 투병생활을 견디게 해주었어요. 선풍기 한 대 있는 작업실에서 땀을 뻘뻘 흘려도, 잘 먹지 못해도 작업하는 순간에는 잘 모르고 그랬다고. 새를 그린 이유는, 부활을 맞아서 내 마음도 날고 싶고 뭐 그런 거지요.”

작가는 작품 안에서 우러나오는 ‘단순성’에 주목한다. 사람의 마음 자체가 너무나 복잡하기에 자신을 정리하고 단순화시키면 마음의 평화가 올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의사가 주사로 몸을 치료한다면, 화백들은 그림으로 마음을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철이 드는 것 같아요. 젊었을 때는 주위에서 조금만 칭찬해줘도 까불고 그랬다고. 그림쟁이가 이제야 그림에 대해서도 조금 감이 잡히지 뭐야. 군더더기 없이 속에서 우러나오도록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합니다. 제 소원은 ‘진짜 작품’ 하나 만들고 싶다는 것, 그거 하나에요.”

자신을 반성하는만큼 아름다운 작품 60여 점들은 3월 27일~4월 2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 제1, 2전시실에서 열리는 김무영 작가의 제17회 개인전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727-2336 평화화랑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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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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