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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외딴섬에 핀 꽃 오타 줄리아」 펴낸 아동문학가 고정욱씨

“포로로 잡혀가 신앙 전한 동정녀 이야기”/ 1급 장애인으로 고통·차별 이겨낸 작가/ 성인전·장애 주제 동화로 메시지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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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문학가 고정욱씨
 

“이 작품을 쓰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의문이 있었습니다. 과연 하느님의 뜻이 무엇이기에 오타 줄리아를 일본까지 가게 해서 외딴섬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했을까. 어떻게 오타 줄리아는 과거 순교자들이 살았던 숭고한 삶을 지켜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줄리아의 삶이 오늘날 우리와 어린이들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베스트셀러 아동문학가 고정욱(안드레아)씨가 성인전 「외딴섬에 핀 꽃 오타 줄리아」(고정욱 지음/서진선 그림/132쪽/1만 2000원/바오로딸)를 펴냈다. 그는 그동안 「몽당연필이 된 마더 데레사」, 「풍운의 성인 김대건」, 「꼬마 성인 유대철 베드로」의 성인전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 책은 일본에서 덕행을 쌓고 신앙을 증거한 동정녀 오타 줄리아의 이야기다. 임진왜란 때 부모님을 잃고 일본군 포로로 잡혀가 고니시 유키나가 장군의 양녀가 된 오타 줄리아는 1596년 5월, 예수회 모레혼 신부에게 세례를 받고 일본어와 의술을 익히며 성장한다.

도쿠가와 가문과 이시다 가문의 정권 다툼 속에서 도쿠가와 궁정의 시녀가 된 오타 줄리아는 박해를 받고 고즈시마섬으로 유배를 가게 되지만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잃지 않고 이웃 주민을 돌보며 신앙을 전한다.

“우리 민족의 본성인 은근과 끈기가 오타 줄리아를 어떤 위협이나 두려움에도 굴하지 않게 했다고 봅니다. 거기에 하느님에 대한 굳건한 신앙이 더해져 거룩한 삶을 살 수 있었어요. 인내심이 부족하고 쉽게 좌절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오타 줄리아의 삶은 참된 신앙인의 자세, 고난을 이겨내는 방법을 가르쳐 줄 것입니다.”

오타 줄리아의 삶은 작가의 삶과 많이 닮았다. 작가는 1살 때 소아마비를 앓고 1급 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그는 장애라는 처지를 약진의 발판으로 삼았다. 장애인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장애를 다룬 동화를 통해 사회에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작가는 그동안 「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민우야 넌 할 수 있어」 등 장애인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2004년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장애에 관련된 동화를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이 세상을 장애로부터 자유로운 곳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생의 중요한 고비에서 항상 장애 때문에 좌절을 맛봐야 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내가 이렇게 장애인이 된 것은 바로 이런 문학을 통해 장애의 고통을 널리 알리라는 뜻임을 말이죠. 장애를 견뎌내고 널리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할 만하기에 하느님이 나에게 장애의 굴레를 씌워 이 땅에 내려보냈다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오롯이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기쁜 마음으로 그 소명을 죽는 날까지 완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네가 아니면 이곳에 와서 성화할 사람이 없었느니라.”

하느님의 마지막 말씀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떠나지 않았습니다. 줄리아의 가슴은 두근거리며 환해졌습니다. 얼굴에는 빛이 감돌았습니다. 길고 긴 숙제가 한 번에 풀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어린 시절 옥이로 살던 줄리아가 왜 어머니 아버지를 잃고 일본까지 와서 이렇게 모진 고초를 겪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본문 중에서-


조대형 기자 (michael@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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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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