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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 펴낸 황영애 명예교수

“중성자 이야기로 ‘겸손’을 풀다”/ 절묘하게 만나는 화학 이치와 신앙/ 45년 연구한 화학·성경 지식 어우러져/ “화학으로 고통 의미·참 영성 깨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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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애/276쪽/1만 4000원/더숲

과학과 종교의 경계와 융합은 수많은 과학자들이 고민해 온 난제로 꼽힌다. 특히 과학자들은 뚜렷한 증명없이 ‘그냥 믿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신앙과 벽을 쌓게 된다고 말한다. 이런 선입견을 둔 상황에서, 화학을 도구 삼아 영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에도 고개를 갸우뚱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황영애 명예교수(에스텔·67·상명대)의 저서 「화학에서 영성을 만나다」에서는 화학 방정식에 대한 흥미로운 풀이를 도구 삼아, 그보다 훨씬 더 풀기 어려운 우리 삶의 문제를 이해하고 그 질서를 발견할 수 있다.

“‘과학과 종교의 만남’이라면 아마 성경에 나오는 일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내용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설명이나 증명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는 딱딱한 틀에 갇혀 고통스러워하고 있던 저에게 화학이라는 세계가 신앙을 받아들이는데 친구가 되어주고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황 교수는 “화학은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고통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그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 싫어 하느님께 매달리다 자신이 하느님의 사랑받는 존재임을 절감했다. 사랑을 통해 자존감을 되찾은 황 교수는 슬픔은 슬픔대로 기쁨은 기쁨대로 받아들이며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삶으로 표현하며 살아가는 영성을 깊이 받아들이게 됐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화학에 대해 풀어내는 이치와 신앙생활의 여정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모습에 무릎을 치게 된다.

예를 들어 황 교수는 평소 영성이란 단순히 하느님의 성질이라는 단어적 의미만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기도하는 가운데 ‘영성은 화학의 단결정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됐다고.

“고순도의 단결정을 얻기 위해서는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용액과 오랜 시간, 충격요법 등이 필요했습니다. 세상이 점점 물질적인 것을 추구할수록 영적인 삶으로 이끄는 촉매 또한 필요한데요, 신의 방식으로 전해지는 충격요법이 바로 우리가 시련이다 불행이다 하고 부르는 것들입니다. 영원한 세상의 차원에서 그 결과가 얼마나 아름답고 유익한 지는 차차 알게 될 것입니다.”

뒤에서 힘을 보태주는 중성자 이야기로는 ‘겸손’을, 플라즈마의 산화 정신으로는 ‘순교자의 삶’을 풀어낸다. 필수원소와 독성원소는 ‘선을 가장한 악’을 이해하는데, 제설제와 부동액은 ‘기도와 눈물의 어머니’를 이해하는데 탁월한 설명을 더해준다.

이러한 묵상을 길어 올리는 데에는 45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국내 화학학계의 대표적인 학자로서뿐 아니라 해박한 성경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해석해 온 노력이 뒷받침됐다.

각종 기관단체들로부터 좋은 책으로 선정됐던 황 교수의 전작 「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에서는 화학을 통해 깨달은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이후 3년여 만에 펴낸 이 책에서는 황 교수가 밝히는 과학자로서의 소명 뿐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자기 내면에 자리 잡은 영성의 본질로 다가가는 과정과 사유를 만나볼 수 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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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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