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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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당고개 순교 성지」 펴낸 권철호 신부

“삶과 기도에서 묻어나는 순교신앙을…”
에세이식으로 풀어 쓴 당고개 순교자(성인) 삶과 신앙
각 순교자 삶 일상과 접목, 생활 속 기도바치기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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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철호 신부는 “순교자를 따르는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묵상하지 않으면 자칫 신앙을 강요하고 순교신심을 가지라고 윽박지르는 모습이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신앙선조들이 보여준 순교의 삶이 하느님께 봉헌할 수 있는 위대한 찬미임을 고백한다. 성지가 거룩한 땅인 것도 잘 안다. 그런데 그 성지와 순교가 ‘지금’, ‘나’에게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응답하는 데엔 어려움을 겪곤 한다.

권철호 신부(서울대교구 당고개순교성지 준본당 주임)는 “순교자(성인)를 따른다는 것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하고 묵상하지 않으면 자칫 신앙을 강요하고 순교신심을 가지라고 윽박지르는 모습이 되며, 그러다보면 결국 죄의식만 남기게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 우리 주변의 신앙생활 안에서는 ‘순교자(성인)’들은 나와 저만치 떨어져 높은 곳에 세워진 모범으로 두고, ‘따를 수 없는 이’로 만들어버리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권 신부는 “그 이면에는 ‘순교자(성인)들은 이런저런 모범을 보였는데 너는 대체 뭐하고 있냐’는 식의 부담, 강요가 자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권 신부는 당고개성지를 새로 조성하는 책임을 맡으며, ‘우리가 왜 성지에 오는가’에 대해 먼저 성찰하고 묵상했다. 특히 외형적인 성지 건물보다 순교 성인들 한 분 한 분을 통해 구체적인 기도를 봉헌할 수 있는 곳으로 꾸미는데 힘을 실었다.

“성지가 순교자들의 처참한 고문이나 순교만을 강조하며, 그렇게 하지 못한 죄의식만 강요한 채 정작 그분들이 누리고 있는 천상 은총을 나누어 받는 데에는 미약했던 것은, 그분들에게 어떻게 전구를 청해야 하는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권 신부는 “성지를 찾아 그 안에서 하느님 뜻에 더욱 맞갖은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순교성인들에 대해 제대로 아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순교자들이 입은 은총과 기적은 그들만의 것이 아닌 신앙인 모두를 위해 베풀어져야할 은총이고 기적이기 때문이다.

“우리 신앙은, 하늘과 땅이 엄연히 구분되어 있지만 단절된 것이 아니라 통교한다는 믿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인들을 모시는 이유 또한 그분들의 모범을 따르고 이미 성인들이 누리고 있는 천상의 은총을 나누어 받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펴낸 「당고개 순교 성지」〈216쪽/ 1만5000원/ 도서출판 기쁜소식〉에서 권 신부는 이곳에서 순교한 9명의 성인과 시복식을 기다리는 1명의 ‘하느님의 종’의 삶과 신앙에 관해 소개한다. 단순히 순교자(성인)들의 행적조사나 생의 과정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에 대해 깊이 묵상하고 성찰하는 가운데 길어 올린 일종의 에세이식의 글이다.

권 신부는 특히 각 순교자(성인)들의 삶을 내 삶과 접목해 구체적인 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아직 가족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는 신앙생활을 하거나, 같은 신앙을 간직하지 못한 이들은 이인덕 마리아 성녀에게 도움을 청해 보길 권한다.

이 땅의 가장들을 향해 이해와 관심의 다리를 놓기 위해서는 박종원 아우구스티노 성인에게 청하도록 이끈다. 또 각 성인들을 주제로 한 글의 끝에는 각 성인들에게 청하는 기도문도 별도로 담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성화작가 심순화씨의 그림과 전화식·홍솔 작가의 사진도 다양하게 실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당고개순교성지의 면면을 돌아보는 시간도 누릴 수 있게 꾸몄다.

“성인들을 기억하는 것에 기도만 한 것은 없습니다. 막연한 기도보다 구체적인 기도야말로 성인들을 선명한 핏자국이 아닌 친근한 일상으로 초대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합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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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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