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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고요한 번짐을 그리는 작가 김준성

‘선’과 ‘물’이 만나니 … 작품에 스미는 ‘야훼 이레’
만년필 잉크 물 재료로 작품 형상화
“어떤 작품 나올지 하느님만 아시죠”
청년 미술 모임 해외 교육 봉사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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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성 작가는 “자신이 작업하고 활동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마련해 놓으신 ‘야훼 이레’”라고 말했다.
 

‘야훼 이레’(창세 22,14)다.

2011년 일본 유학 중 동일본 지진을 직접 겪으면서 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미술사학을 공부했지만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했다.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마다 자연스럽게 터닝포인트가 다가왔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가톨릭청년 성서모임을 하면서 무엇 하나 우연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하느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길’이었다. 신인작가 김준성(요셉·39)씨는 그 길 위에서 “예, 여기 있습니다”(창세 22,1)라고 대답하고 있다.

“살아오면서 저는 운이 좋은 편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성경공부를 하면서 ‘야훼 이레’라는 말을 접하고, 이거구나 했어요. 하느님께서 저를 위해 이 모든 것을 만들어 놓으셨다고 생각하니 감사해요.”

영적인 풍요로움에 감사하며 김 작가는 스스로를 도구로 내놓았다. 신성길 신부(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의 지원으로, 정동프란치스코회관 청년성서모임 그룹원과 봉사자 대상 미술모임 ‘창조의 시간’을 오는 3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성서모임을 하면서의 느낌, 마음에 남는 성경구절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림교실의 취지다.

“많은 분들이 그림 그리는 걸 두려워하지만 누구나 그림 그릴 수 있는 재능이 있거든요. 잠자고 있는 능력을 깨워드리고 싶어요. 더불어서 글로만 읽는 성경을, 그림을 그리며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작업도 하고요.”

지난해 하반기 동안 미술모임을 진행한 바 있는 김 작가는 ‘가능성’을 봤다. 그림을 전혀 그릴 줄 모르던 사람들이 단 몇 주 동안 ‘작품’을 만들어냈고, 그림에 관해 생각을 나누면서 더욱 하느님께 다가갔다.

“성서모임 종강과 함께 전시회도 열 계획이에요. 참가하신 분들이 ‘내가 이렇게 그릴 줄 몰랐다’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같이 즐거워져요.”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안정을 느낀다는 김 작가는 부지런히 움직인다. 지난해 연말 두 차례에 걸쳐 전시를 연 그는 1월 17일부터 2월 27일까지 경기도 일산 터치 아프리카에서 전시를 마련한다. 주제는 조용히, 고요하게 번진다는 뜻에서 ‘정염’(靜染). 만년필과 잉크를 재료로, 종이 위에 선을 그리고 그 위에 물을 떨어뜨려 생겨나는 번짐을 작품화했다.

작가 자신도 어떤 작품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 때로는 다른 색들이 만나 새로운 색을 만들기도 하고, 안료가 번지면서 생긴 색의 경계 자체가 작품이 된다.

“만년필로 그린 선은 생명선, 물은 하느님의 ‘야훼 이레’라고 생각했어요. 누구도 삶을 미리 알 수 없듯이 제 작품도 마찬가지에요. 완성작을 보면 제가 만드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요.”

올 하반기 해외로 미술교육 봉사를 떠날 계획을 세운 김 작가는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거울 같은 작품을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림을 보고 내가 어떤 마음, 감정을 갖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이요.”

※문의 031-902-6972 터치 아프리카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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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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