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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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서명원 신부

“보다 성숙한 신앙 위해 이웃종교 깊이 알아야죠”
가톨릭에서 본 ‘돈점논쟁’ 등
퇴옹 성철스님 삶·사상 조명
불교·성철 연구 20년 노력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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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호랑이의 체취를 맡았다 / 300쪽 / 1만6000원 / 서강대학교출판부
 

 
▲ “불교를 아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사랑하고 더욱 철저하게 그리스도인으로 살도록 만든다”고 말한 서명원 신부는 “보다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웃종교를 보다 깊이 아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명원 신부(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Bernard Senecal, 예수회)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불교와 사귀는 그리스도교 신앙인’이다.

하지만 ‘불교 전문가’로 알려진 그가 가톨릭 사제이자 예수회 회원, 게다가 캐나다 출신 프랑스계 서양인이라는 점은 불교계는 물론 그리스도교계에서도 의아함을 넘어 반발을 일으키곤 했다. 서명원 신부가 아직도 그리스도인이냐, 서양 사제가 오묘한 불교의 뜻을 알아듣겠는가, 왜 불교로 개종하지 않는가 등의 질문들은 여전히 쏟아져 들어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불교와 사귀는데’ 더욱 열심히 나서는지 물었다. 그는 “불교를 아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사랑하고 더욱 철저하게 그리스도인으로 살도록 만든다”고 대답한다. 기본적으로 올바른 지식은 신앙생활의 친구이며, 특히 이웃종교와의 만남은 자신의 신앙을 재발견하는 길이라는 말이다. 또 “여러 종교들 사이에는 유사한 면도 있지만, 차이점들도 분명히 있다”며 “그 차이점들을 인정할 때 혼합주의에 빠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종교적 언어의 측면에서 그리스도교와 불교는 각각 자기 종교의 방식으로 완전한 침묵의 진리에로 인도해준다. 서 신부는 이러한 특징을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설명한다. 외국어를 배우면 그만큼 자신의 세계가 넓어지고 풍요로워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국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최근 서 신부는 불교를 연구한지 20여년 만에 성철스님의 삶과 사상을 조명, 그 장단점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검토한 저서 「가야산 호랑이의 체취를 맡았다 - 퇴옹성철, 이 뭣고?」를 펴냈다. 프랑스 파리 7대학에서 ‘퇴옹성철 선사의 생애 및 전서’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지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성철스님에 관해 낸 저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도교 관점에서 조명하는 돈점논쟁을 비롯해 한반도 역사에서 성철스님의 등장과 의의, 한국 간화선의 전통과 해석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연구 논문 등을 일반인들도 읽기 쉽게 다듬어 소개했다.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한국문화를 잘 알고자 노력해온 서양인으로서, 성철스님을 통해서 한국불교를 이해하려는 가톨릭 사제로서, 대학의 종교학과에서 불교를 가르치고 있는 학자로서 이 책을 집필했습니다.”

서 신부는 성철스님을 누구보다 존경하며, 성철스님이 강조한 구도심으로부터 묵상, 관상의 필요성을 더욱 본질적으로 증명해온 학자이다. 반면 자기주장만 하는 성철스님의 태도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며, 어떠한 수행법이나 수증론(닦아서 깨닫는 방법에 대한 이론)도 절대화해선 안 되며, 다양성을 허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불교의 미래에 관해서도 중세 가톨릭교회처럼 개혁이 없다면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서슴지 않는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내놓자 불교계의 비난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서 신부는 “종교적 믿음이 그릇된 확신의 틀에 갖혀 있을 수 있으며, 나 스스로도 그리스도교가 소수종교인 한국사회에 발을 내디디면서 나의 신앙을 더욱 객관적으로 성찰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특히 서 신부는 “보다 성숙한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이웃종교를 보다 깊이 아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각 종교를 존경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종교가 우리 사회의 통합과 평화를 이끄는데 더욱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서 신부는 오는 3월부터 ‘그리스도님과 부처님의 만남을 통한 비움의 영성생활’을 주제로 한 강좌를 예수회센터(02-3276-7733, www.jesuits.kr/center)에서 진행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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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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