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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행동하는 예수 / 김근수씨

마태오복음 통해 만나는 ‘불의에 저항한 예수’
가난한 이와 함께 머문 예수 모습에 주목
‘현장’에서 좀 더 집중적으로 돋보여
중산층화된 한국교회, 성찰하고 ‘행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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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예수 / 796쪽 / 2만8000원 / 메디치

 
 
“예수 그리스도는 불의한 사회체제에 저항하다 정치범으로 사형을 받았습니다. 예수의 고난은 저항을 했기에 생겨난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교회는 예수의 저항적인 면은 잘 이야기하지 않고 수난만 묵상하도록 이끕니다.”

평신도 신학자 김근수(요셉)씨는 최근 펴낸 저서 「행동하는 예수」를 통해 ‘불의에 저항한 예수’의 모습을 강조한다. 이러한 뜻은 책 표지에서부터 드러난다. 표지에 그려진 ‘J’라는 표시는 ‘Jesus’ 뿐 아니라 십자가 못을 상징한다. 그 못의 내부는 강정마을과 밀양송전탑 등 핍박받는 이들이 모여 있는 현장과, 김수환 추기경과 넬슨 만델라 등 가난한 이들을 편들고 대변한 인물들의 사진으로 채웠다.

「행동하는 예수」는 ‘마태오복음’ 해설서다. 구체적으로 “가난한 이들의 눈으로 본 성경을 한국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설하고자” 쓴 책이다.
 

 
 
우선 ‘가난한 이들의 눈으로 본 성경’ 해설에 관해 짚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흔히 일반 신자들은 성경에서 가장 중심 인물로 예수 그리스도와 그 제자들을 떠올린다. 반면 가난한 이들의 눈으로 보면 주인공은 바로 예수와 가난한 이들이다. 제자들은 이 둘을 잇는 조력자다. 김씨는 “예수 그리스도는 부자와 가난한 자 모두 사랑하셨지만, 가난한 이들은 편들어 사랑하고 부자는 비판하고 회개를 촉구하며 사랑하셨다”고 설명한다.

특히 ‘마태오복음’에서는 ‘가르치는 예수’와 ‘행동하는 예수’라는 두 가지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김씨는 “마태오의 관심은 그리스도교 신자들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행동하는 예수’에게 더욱 기울어져 있다”고 전한다. 또한 “예수는 교회 안 성직자들과 있는 게 아니라 가난한 이들, 불의에 저항하는 이들과 더불어 현장에 있다”며 “따라서 교회는 교회 안에 머무르기보다 거리·시장·시위장소 등 갈등과 고뇌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행동하는 예수는 곧 현장신학자입니다. 예수의 모습이 좀 더 집중적으로 돋보이는 장소가 곧 현장이며, 그 현장은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이 드러나는 곳입니다.”

예수와 가난한 사람들이 만나는 신학적 장소 또는 삶의 자리를 뒷받침하는 신학을 김씨는 ‘현장신학’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그리스도교를 교회 밖으로 나가게 하고, 신학의 핵심을 죽음 이후가 아닌 삶의 한복판에서 보려는 신학이다. 남미의 해방신학과도 그 흐름을 같이 한다.

해방신학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사회 개혁을 위해서는 교회 개혁이 우선돼야 한다고 가르친다.

김씨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독일의 신약성서신학과, 남미 해방신학을 함께 공부한 학자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교회보다는 현장에서, 신자보다는 가난한 이들 중심에서, 가르침보다는 행동을 먼저 보여야 할 것입니다. 성직자들의 세속화가 지속되고 평신도들의 의식이 계속 침체되면 교회의 개혁은 요원합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가톨릭교회 개혁의 바람이 한국교회에는 전혀 미치지 않는 듯한 현실, 중산층화된 한국교회의 모습을 냉정히 성찰하고 ‘선택’과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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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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