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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윤리신학 총서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서’ 낸 이용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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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에서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혼돈 사회… 철저한 신앙인으로 살며 사회교리 전해야

‘가톨릭교회의 사회참여 의무’ 등 다루며
사회 속 교회 정체성에 대한 궁금증 풀어

사회가 혼란스럽다. 이념이 난무하고, 주장과 주장이 부딪힌다. 한쪽에서는 촛불을 밝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물대포로 그 촛불을 끈다. 왜곡된 신념과 궁지로 몰아대는 군중의 완력이 서로 대치점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다. 신앙인들은 이런 현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 봐야 할까.

수원교구 이용훈 주교가 시대가 요청하는 책 한권을 들고 왔다. 이 주교가 4년 전부터 내고 있는 윤리신학 총서의 네 번째 권으로 나온 이번 책의 이름은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서」(가톨릭출판사 간, 이하 ‘잃어버린…’). 평생 하늘만 바라보며 수행해 오신 분이, 웬 반쪽(반려자)? 제목 아래 조금 작은 글씨로 써진 ‘세상 속에서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읽고 나서야 의문이 풀린다. 이 주교의 ‘반쪽’은 ‘사회’였다.

“우리는 혹시 신앙 고백에만 충실하면서 그 실천에는 소홀히 하고 있지 않는가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잃어버린 반쪽을 찾기를 희망하면서 이 책을 내게 됐습니다. 교회 안에서의 신앙 고백이 그대로 교회 밖에서도 실현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떻게’ 사회를 바라보고, 사회 속에서 살아야 하는가라는 ‘방법론’이 아닌, ‘교회 그리고 신앙인들은 사회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신앙 계몽적’인 성격이 강하다.

“교회는 사회에 예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교회생활을 하는 신자들이 바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주교에게 있어서 ‘한 신앙인으로 잘 살아간다는 것’은 ‘한 사회인으로 잘 살아간다는 것’과 다른 말이 아니다. 모범적이지 않은 사회인은 모범적이지 않은 신앙인이다. 더 나아가 신앙인은 하느님의 뜻을 이 사회에 실현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정교분리’(政敎分離)는 틀린 말이다. 정치에 일일이 간섭하자는 것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신앙인 각자가 철저히 신앙인으로 살아가며, 사회 자체를 변화 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 주교는 서문에서 “신앙교리는 부단히 세상 안에 강행해야 한다. 그 과정이 바로 사회교리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선량한 대중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건전한 사회생활, 정의롭고 안정된 세상을 위해 교회는 복음선포 행위의 중요한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사회교리를 전파하고 가르치는 데 배전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 구체적 내용은 ▲가톨릭교회의 사회참여 의무 ▲고대 사회와 성경, 성경속 인물들의 사회윤리 ▲사회 교리의 효시 「새로운 사태」분석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윤리신학적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약간은 어렵게 읽혀질 수도 있지만, 이 주교의 편안한 글쓰기 덕분에 사회 속 교회의 정체성에 궁금증을 가진 신자라면 무난히 읽어낼 수 있다. 그래도 어렵게 느껴진다면 제 1부 ‘가톨릭 교회와 사회참여’와 마지막 끝내는 말 ‘금전에 대한 단상’만 읽어도 가톨릭 사회교리 대략은 훑을 수 있다.

“신자 정치인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반인권적이고 반인륜적인 법률이 통과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경제와 물질이 인간보다 앞설 순 없습니다. 규범 없이 살아가는 풍조, 또 반윤리적 태도가 정당화되는 이 사회 풍조에 대해 교회가 쐐기를 박을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냄새가 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서」…. 한 장 두 장 넘기다 보니, 지극히 사회적 눈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든 신앙인들에게 울리는 경종이다.

우광호 기자 woo@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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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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