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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 이달 말까지 훈정 회화 칠보 성화전 여는 훈정 김혜숙씨

작품은 함께 나눌 때 더 빛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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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정 김혜숙씨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작품은 장미로 표현한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차가운 금속 표면에 펼쳐지는 `회화 칠보`의 세계는 은은하면서도 따뜻했다.
 성경 말씀과 기도는 아름다운 색채와 그림으로 표현돼 보는 이들의 발길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감상은 어느 새 묵상이 돼 있다.
 이달 말까지 서울 청담동 마리아홀리기프트 3층에서 `훈정 회화 칠보 성화전`을 열고 있는 훈정 김혜숙(마리아, 55, 서울 우면동본당)씨는 14처와 묵주기도 4신비, 부활, 성모승천 등을 담은 회화 칠보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만들 때마다 성경 읽어

 훈정이라는 호는 칠보 공예가인 어머니 고(故) 김우혜씨 호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고 김우혜씨는 홍대 미대 교수이자 화가였던 남편 고 김창억씨와 함께 칠보공예를 선보이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쳤다.
 그래서일까. 동양화를 전공한 그였지만 결국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 옆에서 보고 배운 칠보를 선택했다.
 "어머니가 아프셨을 때 옆에서 어머니를 거들면서 칠보에 빠져들었죠.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작품은 계속 만들었지만 세상에 알린 적은 별로 없어요. 하지만 작품은 함께 나눌 때 더 빛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제 전시 공간만 마련돼 있다면 불러주는 곳 어디든 가려고 합니다."
 김씨는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편안한 마음을 느끼고 묵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보기만해도 하느님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은 작업 과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씨는 한 작품 한 작품 만들 때마다 성경을 읽으며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절제된 선과 은은한 파스텔톤 색은 오랜 묵상과 기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씨는 "성화를 만들 때면 다른 그림을 못 그린다"며 "기도하면서 느낀 마음을 작품에 담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어릴 적 어머니 어깨 너머로 칠보를 다룬 시간까지 따지면 칠보와 함께한 시간은 40년이 넘는다. 이제는 어떤 작품을 만들든지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작품이 뜻대로 안될 때는 `하느님께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게 해주시는구나`하고 생각한다.
 "신앙의 힘인 것 같아요. 예수성심화를 밤을 새워 만들었는데 굽는 과정에서 작품에 결함이 생겼죠. 예전같으면 속상해했을텐데 마음을 비우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어요. 그랬더니 예전 것보다 더 예쁜 색이 나와 작품 완성도가 훨씬 높아졌죠. 이제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모두 하느님 뜻이거니 생각하며 만들어요."

남편은 작품 굽고 액자 제작

 남편 권영진(요셉, 55)씨는 김씨의 둘도 없는 조력자다. 작품을 굽고 액자 틀을 만드는 것은 그의 몫이다. 이번 작품의 액자 틀도 가죽과 옻나무 등 다양한 재료로 김씨 작품을 한층 돋보이게 해줬다.
 김씨는 "미술을 전공한 아들도 칠보회화를 이어간다고 해서 지금 공부 중이다"며 "가족이 모두 칠보와 함께 살고 있다"며 웃음지었다. 사실 그의 친언니도 칠보공예가다. 지난해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김씨와 아들, 그리고 그의 언니가 함께 가족전을 열기도 했다.
 김씨는 "칠보 작품을 보고 간 이들이 `피정을 마친 기분이다`고 했을 때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며 "이제는 여러 사람들 앞에 작품을 선보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더 열심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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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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