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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일본 키리시탄 순교사와 조선인’ 저자 박양자 수녀

''키리시탄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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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592년부터 1598년까지 임진·정유왜란을 일으키며 조선 땅을 침략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많은 조선인들을 포로로 잡아갔다.
그리고 일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조선인 포로 가운데 많은 이들은 그곳에서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됐다. 일본인들은 그들을 ‘키리시탄’(切支丹·그리스도인의 일본어 표기)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에 가톨릭이 전해지기 200년 전 일이다.
그러나 1614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금교령(禁敎令)을 선포한 이후 260년간 키리시탄에 대한 혹독한 박해가 이어졌다. 일본 막부는 키리시탄을 붙잡아 참혹한 고문과 형벌을 가했다. 일본 교회는 이 기간 약 5만여 명이 순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키리시탄 시대에는 역사의 아픔에 가려진 조선인 신자와 순교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들은 한일 양국 간의 역사 문제와 껄끄러운 입장 차이로 한국 교회에 알려질 수 없었다.
박양자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원관구)는 1990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세이신(聖心)여대 학예연구원을 수료하고 2001년까지 도쿄 야마자키(山崎)키리시탄연구소 객원 연구원을 지내며 조선인 키리시탄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그는 꼬박 3년을 대학 도서관과 고문서 자료실은 물론 예수회, 도미니코회, 프란치스코회, 아우구스티노회 등 각 수도회 선교사들의 기록을 샅샅이 뒤져 조선인 키리시탄들의 박해와 순교에 관한 자료를 모았다.
박 수녀의 첫 번째 결실은 지난 2005년 가톨릭신문이 창간 78주년을 맞아 기획한 연재물 ‘일본 천주교 박해사에 빛나는 조선인 순교자’를 통해 소개됐다.
「일본 키리시탄 순교사와 조선인」(도서출판 순교의 맥/417쪽/2만원)은 그 두 번째 결실이다. 일본 천주교 박해사와 조선인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을 소개한 본격적인 기록물이 출간된 것은 학계는 물론 한국 교회 안에서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 수녀가 기록을 통해 찾아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조선인 순교자는 무려 50여 명에 이른다. 1613년 에도(江戶, 도쿄의 옛 지명)에서 순교한 최초의 조선인 순교자 ‘하치칸 요아킴’을 비롯해 1624년 순교한 조선인 포로 출신의 수사 복자 ‘가이오 지에몬’, 1650년 오카야마성에서 순교한 ‘이치베에’ 등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한 조선인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두루 망라돼 있다.
이와 함께 1602년 설립된 일본 최초의 수녀회 ‘미야코의 비구니회(베아타스 수녀회)’에 입회한 박 마리나 수녀(1573~1636) 등 조선인 포로 출신 그리스도인들의 활약상이 일본 천주교회사 안에서 그려진다. 책 곳곳에는 일반인들은 쉽게 접하기 힘든 일본 교회사 관련 자료나 성화, 성지 사진 등도 함께 수록됐다.
박 수녀는 “포로와 노예라는 신분의 고난과 역경을 신앙으로 극복했던 조선인 키리시탄들의 눈물겨운 삶과 순교정신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소명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며 “일본에서 순교 복자로 존경받는 조선인 키리시탄들이 조국인 한국에서도 새롭게 기억되고 현양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구입 문의 031-881-2710, 2711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원관구

곽승한 기자 paulo@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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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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