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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만나고 싶었어요] 최근 철학개설서 「현대철학입문」 펴낸 홍승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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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교구 양평성당 사제관에서 만난 홍승식 신부가 자신의 저서 「현대철학입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철학은 재미 있어야 하고 동시에 삶과 결부돼 있어야 합니다."

 홍승식(수원가톨릭대 교수 겸 수원교구 양평본당 주임) 신부. 교황청 우르바노대학과 파리 제4대학(소르본느대)에서 연이어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 그간 서강대와 수원가톨릭대, 수원대 등에서 현대철학을 강의해온 홍 신부가 최근 「현대철학입문」(철학과 현실사)을 펴냈다. 그동안 강의와 함께 연구 발표해온 논문을 뼈대로 낸 개설서다.

 무려 22년 공력이 든 이 저작은 특히 그동안 영ㆍ미나 독ㆍ불 계통에 한정돼 있던 현대철학 연구 지평을 스페인, 이탈리아 등 라틴계 철학으로 넓혔다.

 양평성당에서 홍 신부를 만나 현대철학의 흐름을 듣고, 현대 세계에 왜 `철학`이 더 절실한지 그 얘기를 들었다. 마냥 어렵게만 느껴지는 학문이어서 철학이 과연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물었다.

 "삶을 떠난 철학, 삶을 떠난 사상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습니다. 삶의 역사를 끌어갈 수도, 함께 갈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이 현대철학의 사명입니다. 그래서 철학 강의도 이제는 달라진 삶의 조건에 접목돼야 합니다. 구태의연하게 강의하다간 철학은 설 땅을 잃을 수도 있어요."

 홍 신부는 철학은 "삶과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래서 "철학을 통해 하느님이 인간에게 준 고유한 가치를 잃어가는 시대에 인간성 회복에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대중이 가벼운 읽을거리에만 매달리지 않고 무거운 주제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홍 신부는 저작을 통해 기존 철학개설서와는 또 다른 전개방식을 도입했다. 사상 자체만 언급하기보다 사상 탄생의 시대적ㆍ사회적 배경과 철학자의 생애를 다루고, 철학자와 그의 사상에 대한 비판보다 가치중립적 해석을 중시했다. 또 일부나마 철학자가 저술한 원서를 접하도록 함으로써 독자들이 단순한 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고 철학자와 직접 대화하는 계기를 갖도록 노력했다.

 이 저작에서 다룬 철학자는 베네데토 크로체를 비롯해 버트란트 러셀, 에드문트 후설, 가브리엘 마르셀,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모리스 블롱델, 자크 마리땡 등 7명이다. 이들을 통해 지은이는 관념론과 실증주의, 현상학, 삶의 형이상학, 자유 철학, 신토마스주의 등을 두루 살폈다. 그렇다고 해서 현대철학이 고대ㆍ중세ㆍ근대철학과 `단절될` 수는 없기에 어떤 모양으로 계승되든, 극복되든 `연속성`에도 주목했다.

 홍 신부는 실용주의만을 중시하는 최근 시대적 흐름에도 우려를 던졌다.

 "놀고 먹고 돈 벌고 즐기는 데만 집중하는 세태는 우리 시대에 철학이 얼마나 더 절박한지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현대철학은 먹고 사는 게 전부가 아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줍니다. 한 시대 철학을 보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삶이 그대로 반영돼 있습니다. 그래서 인문학이 필요하고, 철학이 필요한 겁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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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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