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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가톨릭 매스컴상 영화부문 수상한 신동일 감독

“사회적 약자 통해 한국사회 소통 문제 다뤄”, 이주노동자-여고생의 만남, 우리 사회 고정관념 꼬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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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두비’의 신동일 감독
 

지난 한 해, 한국영화계는 독립영화 풍년이었다. ‘워낭소리’를 비롯해 ‘똥파리’와 ‘낮술’ 등은 해외의 유수 영화제를 싹쓸이하면서 세계에 한국영화의 위력을 과시했다. 최근 한국 가톨릭 매스컴상 영화부문을 수상한 신동일(에른스트) 감독의 ‘반두비’(2009)도 일본 다나베 벤케이 영화제와 낭트 3대륙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독립영화 돌풍에 합류했다.

영화 ‘반두비’는 개봉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반두비에는 사회적 약자라 불리는 이주노동자와 여고생을 등장시켜 우리사회에 배인 고정관념을 유쾌하게 꼬집었다. 전작 ‘방문자’(2006)와 ‘나의 친구, 그의 아내’(2008)를 통해 가장 현실에 밀착한 영화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신동일 감독을 만났다.

“이주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첫 영화다보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특히 가톨릭 매스컴상과 같은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고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에서 신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소통’의 문제였다. 이미 전작에서도 그는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소통의 부재를 다뤘다. ‘방문자’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를, ‘나의 친구 그의 아내’에서는 군대에서 만난 친구인 외환딜러와 요리사의 이야기를 통해 계급 문제를 다뤘다. ‘반두비’에서는 이주노동자 카림(마붑 알엄)과 까칠한 사춘기 소녀 민서(백진희)의 만남을 통해 한국사회가 외면했던 현실에 대해 되돌아보게 했다.

“이뤄질 것 같지 않은 관계를 다뤄보고 싶었어요. 인간사회는 결국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단지 현대사회가 경쟁과 이익을 추구하다보니 이런 소통이 단절된 거죠.”

사실 신 감독은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도 사회적 소통의 부재를 경험했다. 영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없이 이주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는 이유만으로 악성댓글이 쏟아졌고, 청소년을 위해 만든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들을 위한 영화인데 청소년이 관람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몇몇 불편한 장면 때문에 이런 판정을 했다는 것은 청소년 보호라는 미명 아래 오히려 그들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사회 안에서 소통의 부재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신 감독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올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하는 인권옴니버스 영화에 도전한다. 이번 영화는 88만 원 세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힘겹게 살아가는 한국사회 20대들의 모습을 통해서 또 다른 소통의 부재를 전하고자 한다.

“20대에게 희망을 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신 감독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제 영화가 세상이 따뜻해지는데 기여를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한 그의 마지막 한마디 때문일 것이다.


 
▲ 영화 ‘반두비’ 중에서
 
 
이지연 기자 ( mary@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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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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