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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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세계 건축계가 주목하는 건축인 박민환씨

“아름다운 건축물로 한국 알리고파”, 컴퓨터로 나무 성질 예측하는 ‘퍼포머티브 그리드쉘’ 개발, 세계적 건축 잡지 디테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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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젊은 한국 건축인 박민환씨는 “한국에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남기고 싶다”며 열정적인 포부를 밝혔다.
 

 
▲ 하버드대 건축학과 아킴 멩게스 교수의 지도 아래 박민환씨와 지안황이 함께 개발한 ‘퍼포머티브 그라드쉘’.“
 

“건축계의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싶습니다.”

하버드대학교 건축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새내기 건축인 박민환(베드로·31)씨는 젊은 패기만큼이나 뜨거운 포부를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하버드대 아킴 멩게스 교수의 지도 아래 같은 과에 재학 중인 중국계 미국인 지안황과 함께 ‘퍼포머티브 그리드쉘(Performative Gridshell)’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그였다.

지안황과 그가 연구한 퍼포머티브 그리드쉘은 돔 형태의 건물 혹은 구조물을 만드는 독특한 방법으로, 주변 환경에 따라 수축, 팽창하는 나무의 성질을 컴퓨터 프로그래밍 설계, 제작 기법을 통해 예측하여 만든 새로운 건축 모듈이다. 환경적 변수와 각 모듈 속 볼트의 회전을 이용해서 형태의 변형이 자유롭기 때문에 친환경 소재인 목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일 건축가 프라이 오토(Frei Otto)가 50여 년 전 목재 그리드쉘을 개발했는데, 그 형태가 한정적일 수 있거든요. 근데 퍼포머티브 그리드쉘은 모듈 하나하나에 변형을 줘서 다양한 형태의 설계가 가능하다 보니 다채롭고 흥미로운 설계가 나올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건축, 예술계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 작품은 이미 세계 건축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버드대 건축학과 도서관에서 특별전시전을 열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건축 잡지 디테일(Detail)에도 게재됐다. 또한 2010 베니스 비엔날레와 베이징 비엔날레 출품작으로도 선정됐을 정도다. 모두 미국 유학길에 오른 지 1년, 건축가로서의 꿈을 품은 지 6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 학기동안 잠도 잘 못자면서 연구했던 결과가 좋은 평가를 받아서 기뻐요. 그리고 이런 최신의 연구 성과가 한국에도 전해져서 건축가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길 바라요.”

박씨는 자신이 했던 고민을 똑같이 하고 있을 한국의 젊은 건축인들과 외국의 최신 연구결과와 경험들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 건축물도 매력적이지만 세계의 흐름을 몰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지난해 유학을 결심한 그는 건축은 물론 예술과 과학에 대한 폭 넓은 공부를 통해 건축인으로서의 고민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건축인을 꿈꾼 것은 아니었다. 주변의 권유로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군 제대 후, 뒤늦게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홀로 유럽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그는 평생의 꿈과 만났다.

“전 유럽 가기 전까지 한국이 제일 좋은 나라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유럽에 가서 문화충격을 받았습니다. 너무 행복해 보였고,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요. 건축물이 이런 아름다움을 뿜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한국에 돌아 온 그는 건축학과로 전과해서 다시 1학년부터 시작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또 서울대 건축학과 김승회, 김광현, 최재필 교수 등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공부를 지속해 나갈 수 있었다.

1년 뒤 대학원을 졸업하는 그는 꿈과 한층 가까워진다.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젊은 건축인이지만 그 속에 꿈틀대는 열정은 누구보다 뜨겁다.

“졸업 후 미국에서 2~3년 수습기간을 마치고 미국과 한국에 회사를 설립하고 싶어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아름다운 작품을 한국에도 남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 고향 부산에도 좋은 작품을 남겨 많은 사람들이 건축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도시를 아름답게 기억하게 되길 바랍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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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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