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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우가릿어 문법」 「우가릿어 사전」 국내 최초 출간한 주원준 박사

“고대 근동학, 구약 이해에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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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과 고대 근동학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고대 근동의 언어를 공부하고 그들의 문화와 신화를 연구하는 것은 결국 구약성경을 더 깊이 이해하는 일이 됩니다.”

한님성서연구소(소장 정태현 신부) 수석연구원 주원준(토마스 데 아퀴노·42) 박사가 최근 「우가릿어 문법」(한님성서연구소/224쪽/1만6000원)과 「우가릿어 사전」(한님성서연구소/263쪽/2만 원)을 나란히 펴냈다.

우가릿(Ugarit) 신화 연구의 기초가 되는 문법서와 사전이 우리말로 번역, 출간된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경기도 의정부시 한님성서연구소에서 만난 주 박사는 “독일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후 지난 2008년 봄부터 꼬박 3년 동안 이 작업에 매달렸다”며 “고대 근동 문헌의 배경을 깊이 알아갈수록 구약성경의 지식과 영성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신비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가릿’은 구약성경 시대, 지역적으로는 오늘날의 시리아와 터키 사이에 존재했던 도시국가였다. 기원전 1200년 경 사라진 후 3000년 넘게 묻혀있던 우가릿은 1931년 발굴에 의해 다시 세상에 공개됐다. 당시 시리아 인근에서 발견된 토판(土版)에서 우가릿 문자가 공개됐고, 우가릿어가 고대 히브리어와 가장 가까운 언어임이 밝혀지면서 우가릿은 성서학자들의 중요한 연구대상이 됐다.

주 박사가 이번에 내놓은 두 권은 독일 베를린대학 트롭퍼 교수가 각각 2002년과 2008년 대학교재로 내놓은 간추린 문법서와 사전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독일어 원문을 번역하는데 그친 것이 아닌, 우가릿 원어를 하나하나 대조해 원문의 오류를 수정하고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했다.

그는 “고대 근동어와 그들의 신화가 우상을 숭배하던 이들의 문화라고 해서 무조건 멀리하려는 신학계의 냉소주의가 안타깝다”고 했다.

실제로 가톨릭과 개신교를 막론하고 그간 우리 신학계에서는 우가릿과 바알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구약성경에서 야훼 하느님께 대적했던 바알신, 그리고 그 바알신을 섬기던 나라 우가릿에 대한 연구가 탐탁지 않았던 터다. 일부 신학계는 바알신을 하느님께 도전한 이단(異端)으로 치부하며 여전히 이에 대한 연구를 금기로 여긴다.

주 박사는 “유럽의 신학교에서는 고대 근동학과 구약성경을 상생의 관계로 보고 함께 연구해 가르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신학교에서는 구약성경 개론 시간에 최소한의 소개만 하고 넘어가는 실정”이라고 아쉬워했다.

주 박사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독일로 건너가 뷔르츠부르크대학에서 구약성서학과 고대근동어학으로 200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 종교학과와 신학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그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에 출간된 우가릿어 문법서와 사전이 국내 신학교와 학계에서 많이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바알 신화 번역 등 그리스도교 관련 기초 문헌을 연구하고 번역, 출간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031-846-3467 한님성서연구소


곽승한 기자 (paulo@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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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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