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임연구원은 20여 년을 로마에서 생활하는 동안 학교 교사와 성지순례 가이드, 통번역, 교황청 자선소 근무 등 다양한 과외 활동을 통해 깊이 있게 현지 문화를 접했다. 그가 이탈리아, 특히 로마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 선임연구원이 로마의 역사와 문화를 둘러보며 교회사와 서양사까지 아우르는 인문서 「일곱 언덕으로 떠나는 로마 이야기」(인문산책/432쪽/2만원)를 최근 펴냈다. ‘일곱 언덕의 작은 도시, 로마제국의 재발견’이란 부제가 붙었다.
제목과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로마의 ‘일곱 언덕’(팔라티노,카피톨리노,아벤티노,첼리오,에스퀼리노,비미날레,퀴리날레)이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로마제국의 역사가 고작 7개의 언덕에서 시작됐다니, 주제부터 새롭고 흥미롭다.
책은 로마의 일곱 언덕을 따라 펼쳐진 수많은 유적지를 소개하고 그곳을 거쳐 간 지식인과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잘 알려진 관광명소 외에도 로마 구석구석을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상황을 예로 들어 알기 쉽게 소개한다.
저자가 일상 속에서 보고 느낀 현지의 숨결이 책장 갈피마다 느껴진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 살아있는 정보와 이를 둘러싼 역사 이야기가 사진까지 곁들여져 풍성하다. 책에 수록된 다양한 사진들은 로마대학에 재학 중인 저자의 딸 서동화씨가 직접 찍은 것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시련과 풍요를 맛보게 해 준 로마는 내 인생의 광야와 같았다”며 “일곱 언덕을 따라 펼쳐진 로마의 숱한 이야기들을 통해 나를 조명하고 우리의 오늘을 가늠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루치오 이초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장은 “로마의 역사와 전통을 알려주는 이 책이 이탈리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고조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서강대 신학대학원장 김용해 신부는 “일곱 언덕에서 출발해 테베레 강과 함께 흐르는 로마의 문명사를 이 책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사에 각각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