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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년 째 1인 성극하는 심우창씨, 농촌 산간지역 성당에서 공연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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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실에서 홀로 분장을 마친 심우창(세베로, 수원교구 상하성모세본당)씨가 크게 심호흡을 한다.
 모노드라마(1인극) `예수님을 만난 어느 대장장이의 이야기`로 무대에 오른 횟수만 해도 150번이 넘지만 공연 전 긴장감은 늘 똑같다.
 "주님, 오늘도 저와 함께해주십시오. 저를 당신 도구로 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짤막하게 기도를 바친 심씨는 십자성호를 긋고 무대에 오른다.
 대장장이 이야기는 돈 밖에 모르던 대장장이가 예수님을 알게 되면서 새 삶을 살게 된다는 내용의 성극이다. 십자가 처형에 사용되는 못을 만들어 팔던 대장장이는 자신이 만든 못이 예수님 손에 박힌 것을 보고 통탄한다.
 "대장장이가 자신의 삶을 고백하며 회개하는 장면이 있어요. 마음속으로 제 잘못도 함께 뉘우치며 연기합니다. 고해성사를 보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공연을 하고 나면 정화되는 느낌이에요."
 혼신을 다한 그의 연기에 관객들은 이내 눈물을 훔친다. 원래 한 번만 하려고 했던 공연이었는데 2년 째 전국 성당을 순회하고 있다. 공연이 감동적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요청이 밀려든다. 지난 여름에는 뉴질랜드 한인본당 초청을 받아 공연했다.
 그는 "이렇게 오랫동안 공연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면서 "나를 하느님 도구로 써주시는 섭리를 깨닫는 중"이라고 말했다.
 1987년 부인을 따라 세례를 받은 그는 레지오 마리애 단장으로 활동했을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주어지면 하느님께 받은 탈렌트를 봉헌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2008년에 대장장이 이야기를 시작했으니까 세례받고 15년간 기다린 셈이죠. 제 공연을 보고 냉담교우들이 다시 성당에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그렇게 가슴 뭉클할 수가 없어요. 제겐 은총이자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는 가톨릭 연예인선교회를 통해 대장장이 이야기 공연을 시작했다. 신앙을 전해야 하는 성극이라 부담감도 있었지만 하느님께서 드디어 도구로 써주신다는 생각에 흔쾌히 배역을 맡았다. 덕분에 지난 2년간 그의 신앙도 깊어졌다.
 "신앙생활을 하긴 했어도 섭리나 은총 같은 단어가 입에서 쉽사리 나오지는 않았었거든요. 하지만 성경 말씀을 담은 대사가 절로 기도가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자연스럽게 하느님 뜻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는 "요즘 TV 드라마 `근초고왕` 촬영이 겹쳐 저녁에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무대에 오를 때가 많지만 신기하게도 무대에 오르면 힘이 솟고 연기가 더 잘된다"면서 "하느님께서 함께하신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미국 뉴욕에서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공연할 예정이다. 한국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미국 한인 독지가들이 한인본당을 통해 그에게 자선공연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이렇게까지 써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적 혜택이 적은 농촌이나 산간지역 성당에서도 공연을 자주 하고 싶은데 여건상 그러질 못해 안타깝다"며 공연을 후원해 줄 이들이 나타나길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도하면서 기다리면 하느님께서 또 길을 열어주시겠지요. 이제 대림시기니 더 열심히 기도해야겠어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하느님께서 또 기쁜소식을 전해 주시겠죠."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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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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