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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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서울성모병원 구유 제작한 김남용 교수

“살아있는 구유 … 낮·밤 느낌이 달라요”, 한국적 느낌 살린 ‘아기 예수’, 다른 인물은 ‘브론즈’로 제작, 가로 25m 세로 5m 초대형, 벽화는 가톨릭미대생들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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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성모병원 정문 성모상 앞에 설치된 가로 25m, 세로 5m 구유.
 

성탄절하면 연상되는 몇 가지가 있다. 캐럴과 트리, 구유 등이 그것이다. 12월 중순의 거리에 캐럴과 트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성당에서는 구유를 만들어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다린다.

지난 8일, 서울성모병원도 성탄을 앞두고 1층 정문 성모상 앞에 설치된 구유 점등식을 가졌다. 가로 25m, 세로 5m의 초대형 작품에는 병마에 지친 환우를 위한 치유와 새 생명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서울성모병원 구유는 무려 한 달 반 동안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작품이다. 김남용(요한·수원 수지본당) 홍익대 미대 교수가 작업한 작품의 핵심은 역시나 ‘아기 예수’다.

김 교수는 “아기 예수를 가장 성스럽고 한국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며 “전 세계적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예수의 모습이 있지만 우리나라만의 예수가 없어 그런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기 예수를 실제 아기가 태어났을 때의 모습으로 형상화 했다고 덧붙였다. 구유가 다른 작품과 달리 정적이지 않고 생동감이 전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실 이번 작품은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브론즈, 벽화, 설치미술 등이 하모니 속에서 아름다움을 뽐낸다. 작품과 조경도 잘 어우러진다. 마치 각기 다른 음색이 조화를 이루며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같은 느낌이다. 구유의 하모니를 지휘한 김 교수는 전체적인 콘셉트를 ‘천지창조’라고 했다. 파랑, 녹색, 노랑, 빨강, 흰색 등 색색의 조명에도 의미가 담겨 있다. 산과 들, 바다 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아기 예수 외의 다른 인물들은 브론즈로 제작했다. ‘선’을 강조한 작품은 구유에 입체감을 입혀 독특한 구유로 완성시켰다. 특히 낮과 밤의 느낌도 전혀 다른 것도 이 작품만의 특색이다. 햇빛을 받아 생기는 그림자도 하나의 작품이 된다. 덕분에 해가 이동함에 따라 변화하는 ‘살아있는 작품’이 될 수 있었다.

“빛이 있으면 강렬한 이미지를, 빛이 없을 때는 차분하고 고급스러움을 품어 냅니다. 창세기 천지창조에서 그려지는 낮과 밤을 구유 속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겁니다.”

구유 내부에는 벽화를 그려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벽화작업에는 올 6월 구성된 한국가톨릭미대생모임 소속 학생 3명이 참여했다. 벽화라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근감을 살렸다. 동틀 무렵의 밝고 희망찬 분위기를 냈다. 모든 것은 결국 ‘아기 예수’께 집중시키기 위함이다.

참여 학생 중 한 명인 이정원(클로틸타)씨는 “벽화는 처음 해 봐서 할 수 있을까 했는데 해놓고 보니 뿌듯하다”며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또 한 번 참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가 학생들을 참여시킨 데는 이유가 있다. “앞으로 가톨릭미술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이런 활동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교회미술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 학생들을 참여시켰습니다.”

그는 외부 구유에 이어 서울성모병원 내부에도 구유를 설치했다. 웅장한 규모의 외부 구유와는 달리 내부는 심플하게 만들었다. 조명을 이용해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느낌을 살렸다. 그리고 중심에는 ‘아기 예수’가 있다.

“가장 낮은 곳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구유를 만들고자 했어요. 낯설어 보이기는 하겠지만 많은 분들이 가까이 다가가 보면서 구유 속 따뜻함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특히 환우들이 안정과 행복을 찾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구유를 제작한 김남용 홍익대 미대 교수(오른쪽 두 번째)와 구유 내부 벽화에 참여한 한국가톨릭미대생모임 회장 김민지(리드비나), 이정원(클로틸다), 임성연(안나)(오른쪽부터)씨가 구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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