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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철학은 빵을 굽지 않는다」 펴낸 홍승식 신부

“삶의 ‘감동’ 함께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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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말했다. 철학은 빵을 굽지 않는다고. 돈벌이가 되는 빵을 철학이 직접 굽지는 못하지만, 빵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일러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명언을 그대로 자신의 에세이 제목으로 옮겨온 홍승식 신부(수원교구 월피동본당 주임)는 아이러니하게도 ‘철학’에 대해 책 안에서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은 외치고 있다. 철학은 삶 자체며, 삶을 이끌어주는 힘이라는 것을.

홍승식 신부가 자신의 삶을 녹여낸 ‘철학은 빵을 굽지 않는다’(철학과 현실사/201쪽/1만 원)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소박한 일상을 사는 그가 삶의 갈피에서 뽑아낸 짤막한 글들은 다섯 번 이상의 교정을 거쳐 산뜻하게 빛을 발한다.

“제게는 참으로 신의 은총이자 자식과 같은 에피소드예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사제’로서의 삶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제가 철학자니까, 이러한 삶을 ‘철학’으로 바라보고, 감각적이고 깊이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요.”

홍 신부는 로마 우르바노 대학에서 철학 석사학위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철학자’다. 현재 수원가톨릭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그의 이야기는 ‘살아있는 동안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담고 있다. ‘철학’이라는 거창한 명제를 달지 않아도, 진실하고 아름답고 때로는 아픈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소중한 것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요. 너무 개인주의로 변해가고 있잖아요. 삶에 있어서 애정, 관계, 정신 등은 우리 인간이 살아가야 할 한 방향이지요. 인간 내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고, 그 심연의 바닥을 짚어보자는 의미였어요.”

처세서와 성공서적이 난무하는 가운데 홍 신부의 책은 여전히 잔잔하다.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해 이렇게 하라’는 처방은 없지만, 인간의 소중함과 관계에 대해 말하며 무엇이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인지를 가만가만 일러준다.

비행기 안에서 떨어져 앉아야했던 외국인 가족에게 자리를 양보한 홍 신부. 그에게 선뜻 비즈니스석을 내어주며 ‘당신은 충분히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말한 외국인 승무원. 소박한 그의 에피소드는 긴 시간이 아닌, 찰나를 통해 우리에게 삶의 자세를 일깨운다.

“삶이 잠깐씩 보여주는 감동의 의미를 모아 정리한 책이지요. 감동의 순간을 흩트리지 않으려고 2년간 정성을 들여 만들었어요. 스스로 삶의 감동에 설득 당한 소중한 이야기들입니다.”

철학은 빵을 굽지 않는다고 했지만, 인연을 보석같이 아끼는 홍 신부의 철학은 빵을 굽고, 사람을 배불린다.


오혜민 기자 (oh0311@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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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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