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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광대’ 그리는 화가 강선모씨

“광대 통해 행복 꿈꾸는 모습 담아”, 엉뚱하면서도 변화하는 작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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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대를 그리는 화가 강선모씨는 “광대의 모습을 통해 행복을 꿈꾸는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골마을에 서커스단이 왔다. 모든 것이 신기한 소년은 공연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중에서도 통 굴리는 소녀와 그 옆에서 애처롭게 바라보는 광대가 깊게 각인됐다. 광대는 바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서양화가 강선모(바오로·30·인천 소사3동본당)씨가 광대와 서커스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다. 소년 시절의 작가는 이들에게서 가족을 발견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아버지 사진은 한 장밖에 없는데 광대 그림을 그리면서 아버지 사진을 만든다는 생각을 해요.”

성인이 되면서 강씨는 본인의 모습에서 아버지 모습을 찾았다. 자신의 피 속에 아버지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 새삼 가슴으로 다가왔다. 그런 과정 속에서 그는 인물을 그리고 선으로 면을 나눴다. 성당에서 본 스테인드글라스의 느낌을 화폭에 담았다. 그가 그린 선은 ‘핏줄’을 상징하는 표현이었다.

초기에는 인물과 인물 사이에도 선을 그렸다. 하늘에서 맺어준 ‘가족’을 의미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표현은 사라졌다. 돌아가신 아버지 나이를 훌쩍 넘어선 작가는 성장하고 있었다.

# 늘 변화를 꿈꾸는 엉뚱한 화가

강씨의 작업은 다른 작품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서커스라는 소재도 그렇지만 표현면에서도 그만의 색이 물씬 풍긴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교에 남아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다.

“매년 수많은 미술인들이 나오고 있어요. 그중에서 저를 알리기 위해서는 저만의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똑같아지기 싫었거든요.”

외골수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 노력은 빛을 발했다. 조선대학 재학 중 독일의 저명한 갤러리 관장에게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았다.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직접 갤러리를 찾아다녔다. 조금씩 그의 작품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2008년 졸업과 동시에 ‘광대가족’을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 〈걱정하지마렴〉, Oil on canvas, 53×65, 2010.
 
이후 매년 개인전을 열며 점차 인지도를 확산시켜나가고 있다. 올해도 역시 전시회를 마련한다. 벌써 네 번째 전시회다. 오는 30일부터 2주간 열리는 전시회 주제는 ‘백 스테이지(BACK STAGE)’다. 무대 뒤의 광대들이 살아가는 일상적 모습을 그렸다. 〈걱정하지마렴〉은 이번 전시 주제를 가장 잘 표현한 그림이다.

“광대의 모습이지만 웃는 얼굴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슬픔을 표현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행복한 모습을 꿈꾸는 걸 담아내고 싶었고, 그 포근함을 전달받는 관객들을 만날 때마다 힘이 납니다.”

강씨는 광대와 서커스 시리즈를 붓놓는 순간까지 그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통을 굴리는 광대, 공중그네를 타는 서커스 단원 등 하나 하나 채워가며 서커스단을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이 되는 순간에도 광대를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저를 ‘엉뚱한’ 작가로 기억하면 좋겠어요. 꾸준히 하면서도 엉뚱한, 그리고 변화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문의 02-727-2336~7 평화화랑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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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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