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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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인생 그리고 행복」 펴낸 이용훈 주교

“이 땅의 청년들이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무한 경쟁·물질주의에 지친 청년들/ 행복 위해선 기성세대 변화가 필수/ 교회, 청년 참여 확대 위해 노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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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젊은이들의 마음은 무엇을 붙잡고 살아가는지, 행복한지, 아니 행복이 있다고 생각이나 하고 사는지…. 우리 사회는 물질주의·쾌락주의 등으로 끊임없이 치달아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질이나 명예 등에서는 참행복을 찾을 수 없다는 진리를 이 시대 젊은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용훈 주교(마티아·수원교구장)가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너무나 애틋하다. 유아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개개인의 역량과 개성에 상관없이 일류대학만 바라보고 뛰는 젊은이들.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하고도 청년실업에 허덕이는 이 시대 젊은이들. 그들의 삶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한다.

인간성을 함양하고, 삶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미처 알기도 전에 그릇된 물질주의를 온몸으로 습득하는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자 한다.

그래서 이 주교는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행복하게 살아갈 구체적인 방법을 책으로 엮어냈다. 이 뜻은 「인생 그리고 행복」(312쪽/1만4000원/성바오로)이라는 책 제목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도 눈길을 끈다.

평소 사회교리와 윤리신학 등을 주제로 한 묵직한 저서들을 펴내던 학자 주교의 면모와는 또 다른 형태의 책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속속 눈길을 끄는 삶의 진리들은 청소년·청년뿐 아니라 누구나 필수적으로 읽어볼 만한 책이다.

항상 젊은이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 이 주교는 젊은이들이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청춘시기를 보내길 바란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올바른 가치를 먼저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주교는 “신앙은 그런 면에서 더욱 소중하다”며 “예수님의 전 재산은 십자가 하나였지만, 하느님의 진리만으로 충분히 행복하셨다”고 덧붙인다.

책에서는 ‘작은 발걸음과 몸짓’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영적 성숙’ ‘비움의 행복’ ‘사제직을 향하여’ 등 총 5부에 걸쳐 다양한 주제의 글을 담아냈다. 5장에서는 사제와 신학도의 삶과 나아갈 길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시간의 의미와 가치, 목표 세우기, 예의와 습관에 대해, 비움의 행복에 대해…. 어느 장에서부터 읽어도 누구나 쉽게 읽고 또 유용하게 느낄 내용 구성 또한 이 책의 특징이다. 일방적인 훈계가 아닌, 이 주교의 어린 시절부터 삶에서 길어 올린 다양한 일화와 감정들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내 공감대 또한 더욱 탄탄하게 한다.

특히 이 주교는 젊은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올바른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기성세대들부터 변화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성세대들의 그릇된 가치관을 개선하기 위해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당부도 단호히 밝혔다. “어른들은 세상을 살아오면서 때가 많이 묻어 어떤 것이 행복이라고 말해도 잘 듣지 않습니다. 게다가 신앙인들이나 비신앙인들이나 삶의 태도는 별 차이가 없습니다. 교회 관련 모임에서만 신자로 살고, 사회에서는 일반인들과 똑같은 모습이라면, 도대체 신앙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교회에 나오는 것이 사교모임·계모임에 든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 주교는 “최근 도덕이 아닌 세상을 지배하는 유용한 가치들을 개인과 집단의 편의주의에 따라 취사선택하고, 윤리적 가치를 주관적인 태도와 감정에 따라 수용하는 경향이 심각하다”며 “윤리적 태도와 실천에 대한 대처 능력이 부족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상대적인 진리, 주관적인 판단 능력, 편협하고 지엽적인 사고방식을 가르치고 있다”고도 토로한다.

「인생 그리고 행복」에서 이 주교는 신앙인으로서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고, 사회생활 안에서 어떻게 분별하고 처신해야 하는가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양심은 천부적인 것이지만, 부단히 연마하지 않으면 무디어져 기능을 상실하기 마련이라고 따끔하게 일침을 가한다. 그리스도교적 신앙의 지혜를 통한 윤리의식을 회복할 때, 기성세대들도 젊은이들도 올바른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이 주교는 “교회는 청소년(청년) 사목에 늘 최우선적인 노력을 기울이지만, 메말라가는 사회적 현실의 벽을 넘기가 쉽잖은 상황이기도 하다”며 “무엇보다 교회가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참여할 장을 더욱 넓히고, 감동을 주는 노력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매일 아침 우리에게 8만6400원(8만6400초)을 입금해주는 은행이 있다. 그러나 그 계좌는 당일이 지나면 잔액이 없어진다. 우리가 그 계좌에서 돈을 쓰지 않으면 남은 잔액은 그냥 지워져 버리는 것이다. 어떻게 하겠는가. 당연히 그날 돈을 모두 인출할 것이다.”(「인생 그리고 행복」 중)

이 주교는 오늘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묻는다.

“선물로 받게 되는 내일,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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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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