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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슈가 크래프트 케이크 디자이너 권지연·지희 자매

“케이크보다 더 달콤한 행복 전해요”. 기도와 함께 정성 “듬뿍”. 받는이에겐 못잊을 “추억”. 소외이웃과도 사랑 나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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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달한 슈가 케이크로 달달한 사랑 나눠요.”
지케익 권지연(왼쪽)·지희 자매는 슈가 케이크를 통해 이웃과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하얀 케이크 위에 정진석 추기경 설탕인형이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서있다. 인형 앞에는 추기경의 모토인 ‘Omnibus Omnia (모든 이에게 모든 것)’가 새겨져 있고, 뒤에는 문장이 보인다. 지난해 주교서품 40주년을 맞은 정 추기경을 축하하기 위해 제작된 슈가 케이크다.

‘지케익(Jicake)’의 권지연(사비나·34)·지희(율리안나·32) 자매의 작품이다. 설탕에 젤라틴을 섞어 꽃과 케이크를 비롯한 각종 장식품을 만드는 슈가 크래프트(Sugarcraft)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슈가 크래프트 케이크 디자이너 권지연·지희 자매도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청담동에 있는 작업실에서 두 자매를 만나 슈가 크래프트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주인공 다음의 주인공이 케이크잖아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케이크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이 케이크를 받아보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저희도 같이 기뻐요.”

두 자매가 말하는 슈가 케이크의 매력은 받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특별함이 있다는 것이다. 작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도 받는 사람의 마음이다. 언니 지연씨는 얼마 전 한 기업에서 주문한 케이크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을 위한 작품이었다. 불치병을 앓고 있는 학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생일을 축하하는 선물이었다. 얼굴 한 번 본 적도 없는 학생이지만 케이크를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성스레 제작했다.

지연씨는 “마지막일 수도 있는 생일에 저희 케이크를 보고 기뻐하기를 바랐다”며 “그 학생에게 행복의 단면 하나를 그려줄 수 있다면 저희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오랫동안 주일학교 교사를 할 정도로 독실한 신앙도 다른 이들의 행복을 만들어주는 데 한몫 한다. 작업을 하면서 성호를 긋고 시작한다는 자매다. 신앙은 두 자매에게도 큰 힘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열심히 기도했다. 특히 동생 지희씨는 가장 어려운 시점에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강력하게 믿었다고 했다.

지희씨는 “어머니께서 싸우지 않고 우리끼리 평화롭고 기쁘게 한다면 주님께서 다 들어 주실 거라고 말씀하셨다”며 “저희 집안이 4대째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신앙이고, 무엇을 하든 신앙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케익을 연 후 지난해는 이들에게 힘겹고 어려운 시기였다.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주문 받은 것이 정 추기경 주교 서품 40주년 기념 케이크였다. 자매는 이를 두고 “하느님이 잡아 주신 것 같다”고 말한다.

사실 두 자매는 사회복지사, 기업 이벤트 기획자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했다. 물론 교회에서 봉사도 열심히 했다. 그러던 중 2007년 지연씨가 영국으로 연수를 떠났다. 사회복지를 공부하기 위해 갔던 그곳에서 우연히 슈가 크래프트를 접하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지희씨는 한국에서 이미 슈가 크래프트를 배우다가 2009년 언니와 함께 슈가 크래프트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다. 지케익은 3년 전 두 자매가 의기투합해서 개업하고, 서로 의지하며 기쁨과 시련을 함께했다.

“저희 둘은 뭐든지 같이했어요. 주일학교 교사도 같이하고, 지금의 일도 함께하고 있어요. 근데 혼자 했다면 굉장히 힘들었을텐데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서 견디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자매는 또 다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슈가크래프트뿐 아니라 파티 플래닝과 이벤트 프로젝트 매니저 등을 양성하고 창업을 돕는 센터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슈가 케이크를 통해 이웃과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주님께서 저희에게 많이 베풀어 주셔서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주님께서 주신 은총을 다른 분들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기회가 닿는 다면 슈가 케이크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어요.”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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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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