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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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미소하는 침묵’ 사진전 연 김선규 수사

현실적인 비무장지대 모습 담아/ 치열하게 자생하려는 자연의 생명력 선보여/ 19일까지 서울 갤러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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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하는 침묵’ 전으로 3년 만에 개인전을 연 김선규 수사는 비무장지대와 새터민은 우리에게 다가온 통일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상의 식탁’을 주제로 정적이지만 꽉 찬 느낌의 사진 작품을 선보인 바 있는 김선규 수사(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3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온에서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2년 간 카메라에 담은 비무장지대(DMZ) 모습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수도회 수사가 비무장지대를 간 연유가 궁금했다. “지인을 통해 DMZ생태연구소를 알게 되고 위원으로 활동한지 2년 정도 됐습니다. 사람들은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자연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비무장지대는 얼마나 잘 보존되고 있는지 사진으로 담고 싶었습니다.”

김 수사가 비무장지대에 간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있다. 수도회 민족화해선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에게 비무장지대는 단순히 장소적으로만 의미 있는 곳이 아니다.

“휴전선이 없이 평화로운 비무장지대와 새터민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이미 다가온 통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2만 명이 넘는 새터민이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문화적인 차이로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더욱 심합니다.”

그는 올해 ‘띠앗머리’라는 새터민 청소년 동반모임을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멘티 교육을 마치고, 8월부터 본격적인 멘토링을 위한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리는 한민족이지만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용어가 완전히 달라, 새터민 청소년에게는 제2외국어를 배우는 것이나 다름없을 겁니다. 그래서 멘티들이 전철 타는 것부터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전반을 알려줄 겁니다. 함께 놀아주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학습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새터민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많아질수록 통일을 미리 준비하는 노력이라고 설명한 그는 이번 전시 수익금도 띠앗머리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무장지대는 수도자인 그의 시선을 통해 기존 비무장지대를 소재로 한 작품과 다른 모습으로 태어났다. 대부분 작품들이 분단의 아픔을 담아냈다면, 그는 비무장지대에서 수도자와 같은 모습을 발견했다. 평화로워 보이지만 자연스러움을 지키기 위해 자생하는 비무장지대의 소리 없는 치열함이 이상을 갖고 있지만 끊임없이 스스로와의 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수도자와 닮아있었다.

“현실적인 비무장지대의 모습을 담고자 노력했습니다. 주로 나무를 찍었어요.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이 저와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한 자리에 똑바로 서서 생명을 품어내는 것이 세상과 하느님을 위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시 제목은 ‘미소하는 침묵’이다. 미소 짓고 있지만 그 속의 치열함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무장지대가 치열하게 자생하려는 모습을 20여 장의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관람객들이 아름다운 모습 뒤에 있는 내적인 투쟁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새터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15년 경력의 사진작가인 그는 앞으로도 수도자 신분에 맞는 사진을 찍을 계획이라고 했다.

“제가 보고 경험한 하느님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노력할 겁니다. 사진을 시작한 이유가 말이 아닌 이미지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사진을 통해 자신의 모습,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모습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무엇보다 띠앗머리를 알리고 싶다는 그는 비무장지대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대월아카데미 원장이자 사진반 강사이기도 한 그는 올 연말 ‘성지출사’반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문의 02-733-8295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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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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