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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산수화 전시회 여는 연제식 신부

“삶은 시요, 노래이자 그림이죠”/ 글·그림·음악에 두루 뛰어나/ 자연 벗 삼아 살며 작품활동/ 9월 1일부터 평화화랑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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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제식 신부
 

연제식 신부(청주교구)는 만능 예술인이다. 미술과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적 재능을 펼치고 있다.

매년 자선전을 여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작곡에 흠뻑 빠졌다. 연 신부는 올해도 역시 오는 9월 1~8일 평화화랑에서 전시회를 연다. 또한 11월에는 최양업 신부를 주제로 작곡한 칸타타를 대중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 그가 생활하고 있는 충북 괴산 은티마을을 찾아가 봤다.

연 신부가 이곳에 들어온 지도 벌써 13년째다. 당시 그는 목에 용종이 생겨 수술 후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다. 생살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은 다른 이도 아닌 그의 몫이었다. 하루에 겨우 한 시간 정도만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는 지금처럼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자연이 준 선물이다.

자연의 선물은 이뿐만이 아니다.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감탄이 쏟아진다. 연 신부 작품에서 보아온 아름다운 산수화가 눈앞에 장관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 소재를 먼 곳에서 찾지 않는다. 대부분 집에서 보이는 풍경을 그대로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종종 작품에 등장하는 강아지도 집에서 기르는 일곱 마리의 유기견이 주인공이다.

그는 누님과 함께 옥수수, 야콘, 토마토, 고추, 들깨 등 10개의 농작물을 무농약 유기농으로 재배하며 하느님이 알려주신 그대로 살아가고 있다. 농사를 하는 이외의 시간에는 천혜의 자연을 벗 삼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다.

평화화랑에서 열리는 전시에서도 은티마을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산수화 30여 점과 그가 직접 쓴 시와 그림을 담은 시화전 10점도 만날 수 있다. 「상하의 나라에서 쓰는 편지」 「별나라 가는 길」 등 시화집 두 권을 냈을 정도로 그는 글재주도 탁월하다. 이번 전시 작품들도 언젠가는 시화집으로 엮을 계획이다.

“삶 속에서 생각날 때마다 시를 써 내려가요. 그림도 시도 매일 매일 깊어지는 듯 합니다.”

연 신부는 전시 수익금을 항상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사용한다. 이번 전시는 ‘길 위의 사제’ 문정현 신부(전주교구)에게 헌정하는 전시다. 몇 년 전에는 동창이자 문정현 신부의 동생 문규현 신부(전주교구)를 위한 자선전을 열기도 했다.
 

 
▲ 연제식 신부 작품. 자
연을 벗 삼아 지내며 시도 쓰고 산수화도 그리는 연제식 신부는 최근 작곡까지 하며 예술적 재능을 선보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작곡 공부도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작곡을 해왔지만 주변의 권유로 그림을 전공으로 삼았다. 1976년 광주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공부를 했다. 그렇게 45년 동안 산수화를 그려오고 있다. 하지만 음악을 향한 열정은 한 번도 식은 적이 없다. 다행히 음악적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그에게 왔다. 수녀인 바로 위 누이를 통해 작곡자 이영자(클라우디아) 교수를 소개받았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 교수를 만나 작곡 지도를 받는다.

연 신부가 작곡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다름 아닌 ‘최양업 신부 칸타타’ 때문이다. 오는 11월 충주에서 완성된 칸타타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충주합창단을 구성해서 직접 지휘하며 지도하고 있다.

“숙제로 내 곡을 다듬어 가면서 작곡을 하는데, 이 나이에 다시 음악을 시작하니 재미있어요. 이렇게 예술을 하면서 예술의 이론과 인생의 이론이 같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이번 공연은 공식적으로 연 신부의 작곡 작품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다. 앞서 지인들 앞에서 곡을 선보인 적이 있지만 공식 첫 공연이다 보니 연 신부의 기대도 크다. 그만큼 작품에 쏟는 열정도 뜨겁다. 기자에게 곡을 소개할 때 그의 눈빛은 어린아이 같이 반짝이고 있었다.

“삶이 노래도 되고, 시도 되고, 그림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작곡을 많이 하면서 시화집도 내고, 작품 활동도 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문의 02-727-2336~7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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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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