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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터뷰] 시각장애인 가수 정예진씨

장애 딛고 희망 전하는 ‘빛이 된 소리’/ 맑은 목소리에 많은 이들 ‘감동’/ 음악으로 삶의 양식 채워주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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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와 같은 맑은 목소리로 희망과 행복을 선사하는 시각장애인 가수 정예진씨.
그는 음악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정예진(엘리사벳)씨의 따뜻한 피아노 연주와 아이같이 맑은 목소리는 얼어붙은 사람의 마음을 녹인다. 듣는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행복한 표정을 정씨는 볼 수 없다.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이라는 한계를 뛰어 넘고 정씨는 최근 두 장의 음반을 내놓았다. 약 20년 전 첫 음반을 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빛이 된 소리’다. 이번 음반에는 서른 두 곡을 담았다. 대부분 그가 작곡한 작품들이다. 4집 음반 타이틀 곡 ‘보고싶다’는 고등학생 때 작곡한 작품이다. 1993년 SBS 장애인 창작가요제에서 대상을 타기도 했다.

연제식 신부(청주교구)와 박기현 신부(청주교구), 정경은(테레사)씨 등 그의 목소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에게 곡을 주기도 했다. 또한 이명인 수녀, 박선영(엘리사벳), 심광일(피델리스) 등이 작사한 곡에 정씨가 멜로디를 붙이기도 했다.

“이명인 수녀님이 주신 ‘아침’이라는 곡은 정말 안 써지더라고요. 그런데 연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한 소녀와 만나고 곡을 쓸 수 있게 됐어요. 지금은 하늘나라에 갔지만 그 아이와의 만남이 이번 음반을 내기까지 많은 도움이 된 거 같아요.”

선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가진 정씨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작곡까지 한다. 그와 음악의 인연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피아노를 배웠어요. 동요를 4부로 나눠 치는 걸 들으시고 학원 선생님께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충주성심학교에 재직하셨던 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시고 뒷받침해주셨어요.”

어린 시절 정씨의 꿈은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다. 대신 초등학교 선배 우종명(프란치스코)씨와 함께 운영하는 서울 일원동 ‘클린안마센터’에 피아노를 놓고 연주한다. 가끔은 가곡과 가요도 부르며 주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사한다. 얼마 전에는 월요일과 화요일 새벽미사 반주 봉사를 하고 있는 서울 일원동본당에서 열린 음악회에 찬조출연을 하기도 했다. 역시나 감동의 무대였다.

정씨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탈렌트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음악을 통해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 그의 목표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음반 수익금 일부를 불우이웃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공소와 교도소, 군부대 등에서 맑은 목소리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준 정씨는 새로운 꿈을 꾼다.

“요즘 정신적으로 아픔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특히 우울증 걸리신 분들이 제 노래를 좋아하는데 피정의 집에 전속으로 있으면서 그분들께 삶의 양식을 채워드리고 싶어요.”

※구입 및 공연문의 010-6877-8980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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