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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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국민 엄마" 탤런트 김해숙씨 "나의 연기관, 신앙관"

"주님은 언제나 따뜻하게 품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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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배우에게 `엄마` 역은 죽기보다 맡기 싫은 역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엄마 역을 한 번씩 연기해보고 눈을 감는 게 소원"이라고 말하는 배우가 있다.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그를 가리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엄마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라고 평했다. 탤런트 김해숙(비비안나)씨다. 자신의 열정적 연기는 신앙에서 비롯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김씨. 그가 자신의 연기관과 신앙관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김씨 이야기는 평화방송 TV `열린특강-이야기`(진행 허영엽 신부, 1편-15일 오전 8시, 2편-22일 오전 8시)에서도 들을 수 있다.

 

 -요즘 TV 활동이 왕성하던데.

 "많은 분이 채널을 돌리면 항상 내가 나온다고들 하시더라(웃음). 요새는 일을 많이 줄였는데도 TV 틀면 나온다고 해서 쑥스럽다."

 -그간 다른 성격의 엄마 역할을 많이 했는데 어렵지 않았나.

 "자식을 위해 희생한다는 점에서 모든 엄마의 모정은 비슷하지만 사랑을 보여주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그 미묘한 차이를 다르게 표현해야 하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다른 성격의 배역이었기에 쉽게 몰입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국민 엄마`라고 부른다. 그 호칭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천만에. 영광스럽고 좋다. 하지만 평소 두 딸에게 내가 과연 훌륭한 엄마인가를 생각하면 죄책감도 든다. 내 자녀에게도 잘하지 못하면서 남들에게 그런 소리를 들어도 되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배우가 지녀야 할 책임감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다."

 -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나.

 "사실 어릴 적에는 성악가나 피아니스트를 꿈꿨다. 학원도 열심히 다니며 음대 진학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손가락이 짧다는 이유로 피아노를 그만두고 간호대학 입학을 준비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MBC 공채 탤런트 시험을 치게 됐다. 배우 할 외모는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했는데(웃음). 덜컥 붙으니 겁이 나기도 했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배우수업이 꽤 혹독했다. 매일 감독에게 혼쭐이 나는 건 기본이고, 선배들 눈치 탓에 분장도 숨어서 하고. 서러워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인기는 고사하고 욕이라도 안 먹고 하루가 지나가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배우로서 길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에 일찍 결혼했던데.

 "탤런트가 되고 나서 몇 해 뒤인 24살에 결혼했는데 그때는 그게 옳은 길인 줄 알았다. 홀어머니는 무남독녀인 내가 빨리 결혼하고 가정을 갖길 바라셨다. 딸 둘을 갖고 3년 정도 쉬다 재개했다. 소중한 건 잃어봐야 안다는 말이 있지 않나. 정작 연기를 그만두고 보니 너무 하고 싶더라. 내가 주부 탤런트 1호가 아닐까 싶다."

 -어떻게 신앙생활을 시작했는지.

 "원래는 불교 신자였다. 친정어머니가 독실한 불교 신자였다. 하지만 딸을 성당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세례를 받게 됐다. 의도(?)를 갖고 입교하긴 했지만 사실 예전부터 천주교에 대한 동경이 컸다. 어렸을 때 미사보를 쓰고 경건하게 기도하는 신자들을 보면서 `나도 어른이 되면 꼭 성당에 나가야지`하고 은연 중에 생각했다."

 -바쁜 와중에도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홍보대사를 맡는 등 신심이 깊은 배우로 알려졌다.

 "사실 예전에는 믿음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홍보대사 임명이 신앙생활 전환점이 됐다. 주님께서 나를 생각하고 계시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해서다. 더불어 어머니가 주신 묵주반지를 항상 끼고 다니며 마음의 평안을 얻기 시작했다. 촬영 중에도 빼지 않았더니 TV로 묵주반지를 본 많은 분이 자신도 신자라며 아는 척 해주시더라. 묵주반지를 끼면 주님이 늘 곁에 계신 것 같아 잘 때도 빼지 않는다."

 -배우 생활을 이어가는 데 신앙생활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주님을 알기 전까지는 나도 다른 배우들처럼 인기에 대한 불안이 있었다. 남들 시선에 전전긍긍하는 세월이 길었다. 하지만 주님이 나를 사랑해주신다는 믿음이 생기자 많이 편해졌다. 알아서 잘 이끌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또 개인적으로 계획하던 사업에 실패하고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때도 주님이 나를 가장 먼저 품어주셨다. 주님은 언제나 못난 나를 따뜻하게 품어주신다."

 -동료 탤런트 중에 신자가 많은가.
 "신자 후배들이 많은데 바빠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을 잘 이끌어주고 보듬어주는 것도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은 누구를 만나도 `온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나의 그런 모습을 보고 후배들이 따라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얼마 전 힘들어하는 후배에게 정진석 추기경께서 주신 묵주를 건넸더니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나 또한 감동을 받았다. 후배 희애(배우 김희애)도 독실한 신자다. 희애를 비롯한 신자 후배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해보고 싶다. 성경공부도 하고, 봉사도 하면서 사랑을 실천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글=이서연 기자 kitty@pbc.co.kr
사진=백영민 기자 hee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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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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