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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문화기획] 음악으로 읽는 수난기 ④ 가톨릭과 개신교의 수난곡

음악성과 전례 사이의 균형 필요한 수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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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부활은 그리스도교의 핵심이며 뿌리다. 하지만 예수 부활의 영광은 수난과 고통,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있었기에 2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속될 수 있지 않았을까? 수난곡이 신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많이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명 작곡가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수난곡들은 음악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지만, 사복음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교회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때문에 가톨릭과 개신교의 사순시기는 수난곡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번 ‘음악으로 읽는 수난기’에서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수난곡을 살펴본다.



■ 가톨릭 수난곡

그레고리오 성가식 낭송률에 의한 수난곡은 복음 봉독이라는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어 현재까지도 가톨릭 전례에서 가장 선호된다. 성주간 전례에서도 그레고리오 성가식 수난기 낭송은 중심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화답식 수난곡이나 오라토리오식 수난곡은 트리엔트공의회 전례 개혁으로 전례에서 밀려나는 경향이 있었다. 수난곡이 전례에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작곡가들의 작곡의지를 감소시켰고, 하이든의 ‘십자가상의 일곱 말씀’과 베토벤의 ‘올리브 동산의 그리스도’ 정도가 화답식 수난곡과 오라토리오식 수난곡의 명맥을 이어왔다.

수난 오라토리오는 19세기 중엽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당시 복고적인 형태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교회 전반에 흘렀고, 가톨릭 교회음악의 정화를 바라는 갈망이 커졌다. 리스트와 구노는 옛 이탈리아 수난 오라토리오 형식과 후기 낭만파 형식을 접목시켜 각각 ‘그리스도’와 ‘구원’을 작곡했다. 또한 이탈리아 페로시가 체칠리아 운동(가톨릭 교회음악 개혁운동)의 일환으로 ‘마르코 수난기’를 작곡했다. 20세기에는 교황 비오 10세(1903~1914)의 자의교서 「유쿤다 사네」(Iucunda sane, 1904)에 의해 성경에 집중하고 신앙과 반대되는 요소를 여과시키려는 노력이 장려됐다.
 

 
▲ 가톨릭에서는 복음 봉독의 의미를 잘 표현해주는 그레고리오 성가식 수난곡이 선호됐다.
 
 
■ 개신교 수난곡

개신교 수난곡의 발전은 독일에서의 변화 과정에 국한된다. 부겐하겐이 독일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쓰면서 라틴어 수난기는 사라진다. 대신 유절(有節) 형식의 찬송가 가사를 사용한 리드 수난곡이 독일만의 독특한 수난곡으로 자리 잡는다. 리드 수난곡은 화답식 수난곡의 자리를 잠식하였고, 그 첫 작품은 메일란트의 ‘마태 수난곡’이다. 특히 독창과 통주저음, 협주하는 기악성부, 많은 성경적 대본과 찬송가 가사 등을 자유롭게 도입한 슈츠의 수난곡은 음악적으로 더 인정받는 작품이 됐다.

수난 오라토리오와 수난 칸타타는 18세기에 등장했다. 1640년 셀레의 수난곡을 통해 이 형식이 독일 전역으로 퍼지면서 개신교 수난곡의 중심을 이뤘다. 대표작으로는 바흐의 마태수난곡과 요한수난곡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개신교 수난곡은 전례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연주 행사로 점차 기울어졌다. 19세기 중엽부터는 복고적인 현상으로 슈츠의 수난곡이 다시 연주되기도 했지만, 현대에도 수난곡들이 자주 연주되는 반면 대부분 예배에 이용되지는 않고 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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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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