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저자와의 만남] 시조시집 「세족례」 펴낸 구중서 시인

“정형 리듬 안에 창조의 신비 담아”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시조는 일상생활의 면면은 물론 폭넓은 풍류, 신념과 사상 등 깊은 내면의 사고도 표현할 수 있는 격조있는 우리 겨레의 ‘문화’입니다.”

최근 두 번째 시조시집 「세족례」(94쪽/9000원/고요아침)를 펴낸 구중서 시인(베네딕토·76)은 “시조는 여유있고 속 깊은 의미를 함축해 더욱 짙은 여운을 남긴다”고 그 가치를 설명한다. 이러한 특징에 힘입어, 시조 안에서는 인간성 회복을 위한 창작의 폭도 자유롭게 넓힐 수 있다.

구 시인은 지난 1963년 「신사조」에 평론을 발표한 이후 50여 년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리얼리즘 문학평론가로 활동해왔지만, 요즈음 들어서는 시조시인으로 더욱 자주 불리게 됐다.

지난 2007년 첫 시조 소시집 발표에 이어 2009년 시조집 「불면의 좋은 시간」을 펴내면서는 본격적으로 시조 창작의 열정을 불살라왔다. “어느 분야의 전문가든 시 몇 편은 써야 한다”는 한 원로 문인의 권고로 시조 창작을 위한 펜을 들게 됐다고.

구 시인은 “일상에서 가치있다고 느끼는 점을 소재와 주제로 길어 올린다”며 “즉 시조는 관념의 문학이 아닌 현실의 문학”이라고 전한다. 또한 “원래 정형성은 복고적 구속이 아니라 민족 언어의 정서에 어울리는 리듬”이라고 강조한다. 이 리듬의 숨결 안에서 삶과 역사의 현실을 진실되게 구사하는 시조를 추구하는 것이 구 시인의 가장 큰 바람이다.

새로 낸 시집 「세족례」에서는 창조의 신비와 그리스도의 말씀에 대한 묵상 등을 더욱 잘 드러냈다.

예를 들어 ‘세족례’를 통해 정결한 세족례와 빛의 추구를 통해 신앙적 상상력의 정점을 정형시 안에 담아냈으며, ‘안으로 들어가기’에서는 준주성범의 가르침을 표현했다. 인간의 끝없는 내면에 침잠하면, 궁극적으로는 바깥 세상에 영향을 주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를 묵상한 내용이다.

“가톨릭신자 문인으로서 인간 본성과 자연법적 질서라는 두 축 또한 이탈하지 않고 현실 참여와 역사 창조에 함께하는 것이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교회의 사회교리 등은 올바른 인간성과 보편적인 가치를 신뢰하고 희망적으로 이어나가는 대안이자 원리가 되어 줍니다.”

시조를 통해 민족 고유의 형식에 사회 현실과 역사의 진실을 담아내는 리얼리즘 문학을 지속해온 구 시인은 그리스도교 문학은 희망을 창조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현재 집필 중인 「한국 천주교 문학사」에 각별한 애정을 갖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아울러 구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는 직접 그린 수묵화도 다수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예로부터 현인들은 전인적인 품성을 고양하는 인격 생활의 한 방법으로 시서화삼절(詩書畵三絶)을 권하곤 했다”고 밝힌 구 시인은 “현대문학은 서양 사상의 분석주의 영향을 받으며 과거 전통들과 단절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전한다.

구 시인의 서화(書畵) 작품은 오는 가을쯤 여는 전시회를 통해서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2-05-1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30

야고 5장 7절
형제 여러분, 주님의 재림 때까지 참고 기다리십시오. 땅의 귀한 소출을 기다리는 농부를 보십시오. 그는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아 곡식이 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립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