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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자 출판사 대표를 만나다] (1) 동녘출판사 대표 이건복(프란치스코)

출판, 신앙 두마리 토기 쫓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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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사람들 삶에 독서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다. 영상 매체가 발달하고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좋은 책을 만드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 삶이 풍요롭다. 출판 외길을 걸어온 출판사 대표들 중엔 의외로 가톨릭 신자가 많다. 가톨릭언론인협의회와 공동 기획으로 가톨릭 신자 출판사 대표들을 만나며 그들의 신앙이야기와 출판인생을 들어본다.
                                               평화신문ㆍ가톨릭언론인협의회 공동기획


가톨릭 신자 출판사 대표를 만나다(1)

"참 거칠게 살아왔어요. 학교 다닐 땐 가출도 많이 했고, 1970~80년대 민주화 격동기엔 거리를 많이 헤맸죠. 사명감으로 책을 만들어왔지만 한편으론 배고픔을 잊으려고 출판사를 꾸려온 것도 사실입니다. 내 배부르고, 우리 가족 잘 살게 하려고 앞만 보고 달릴 때도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마음의 변화가 찾아왔어요.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 동녘출판사 사옥에서 만난 이건복(프란치스코, 60) 대표는 "2006년 꾸르실료 교육을 받은 것이 어찌 보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면서 "신자로서 새롭게 살면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나눔을 실천하며 사는 것이 기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와 결혼하느라 1990년에 세례만 받고, 신앙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어요. 그런데 2006년 우연한 기회에 가톨릭 언론인 신앙학교에 다니게 됐고, 그때 만난 김민수 신부님께 이끌려 꾸르실료에 가게 됐죠. 신앙이 뭔지, 신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며, 지난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대표는 "하느님께서 참 절묘하고 오묘한 시기에 불러주신 것 같다"면서 "출판생활과 신앙생활을 조화롭게 균형을 맞추며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가톨릭 언론인 울뜨레야 간사를 맡으며 숨어 지내거나 쉬는 신자 출판인과 언론인들을 찾아내 교회로 이끌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신자들을 모아 `파주출판도시 가톨릭 공동체`를 결성해 수요 점심 미사, 봉사 활동, 군부대 및 복지시설 책 기증, 소년소녀가장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신앙인으로서 교회에서 배운 것을 실천해야하지 않겠냐"면서 "친교, 전례, 나눔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 보람도 있고 깨닫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출판사도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체인 만큼 사회에 이익을 환원해야 합니다. 돈을 내고 책을 사보는 독자들을 위해 좋은 책을 내는 것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20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줄곧 출판 외길을 걸어왔다. 형(이태복, 다니엘,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977년 세운 출판사(광민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며 출판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시작이다. 하지만 형은 노동운동에 앞장서다 구속됐고, 동생인 그가 출판사를 인수하게 됐다. 그는 1981년 동녘이라는 이름으로 출판사를 이끌어 왔다.
 "형은 사형선고까지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서 큰 충격을 받으셨죠. 지금은 고인이 된 이돈명 변호사께서 김수환 추기경님을 찾아가보라고 일러주셨어요. 추기경님께선 어머니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며 형이 풀려나는데 큰 도움을 주셨지요. 그 일을 계기로 집안 식구들 모두 세례를 받게 됐습니다."
 이 대표는 이어 "출판사 초창기 책들은 민주화, 노동과 인권문제를 다룬 사회과학책이 많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동녁엔 늘 `진보출판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후 출판사는 시대 흐름에 발맞추며 인문교양, 여성학, 청소년 분야로 출판 영역을 넓혔고 건축,예술분야 책 발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공로로 2007년 가톨릭매스컴상 대상과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이 대표는 "출판 인생을 마무리 지으며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종교분야 책을 내는 것"이라면서 "교계 출판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서적에 새로운 지평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책장에 꽂아 놓고 싶은 책을 만드는 데 끝까지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치며 "책을 읽어야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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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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