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송봉모 신부 신작 「삶이 고통으로 휘청거릴 때」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속담이 있듯이 고통은 지극히 사적이요 주관적이다. 경험하기 전까지는 상대방이 겪는 고통을 이해할 수 없다. 저자 송봉모 신부(토마스·예수회)는 오래전 고통을 주제로 책을 쓴 적이 있다. 「고통, 그 인간적인 것」이란 제목이었는데, 출간 후 가르치는 대학원생 한 명이 “신부님, 고통이 뭔지 정말 아세요? 그래서 그렇게 고통에 대해 길게 늘어놨나요?”라고 힐문했다. 성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그때까지 힘겹게 살고 있던 학생에게 송봉모 신부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난감함을 겪고 나서도 다시금 고통에 대해 쓰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고통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며, 직접 겪는 고통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이라 해도 우리는 그 고통 앞에서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답한다. 또 하나는 고통이 인간 실존의 한 부분이며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통에 대한 성찰이 요구되기에, 고통을 해결할 방안이 없을지라도 필연적으로 그것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힌다. 그리고 5부에 걸쳐 고통을 통해 더욱 성숙하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기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안내를 한다.

‘고통에 대한 종교들의 태도’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저자는 결국 우리가 고통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때, 우리 삶이 고통으로 점철하는 것임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이미 ‘고통은 고통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책장을 넘기며 고통을 통해 우리 삶이 더 풍요로워지고 깊어진다는 사실, 또 이웃에게도 손을 내밀 수 있는 창조적 고통이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수용, 애도의 과정 등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에 공감하게 된다.


그래도 고통스러울 때는 어떻게 힘을 얻고 위로받을 수 있을까. ‘고통 중에 자신을 다독이고 돌보기 위해서 우리가 자주 바라보아야 할 곳은 하늘’이라고 밝힌 저자는 하늘을 바라보며 하느님의 창조 세계에서 힘을 얻어야 하는 이유를 욥기를 통해 살핀다. 특히 고통의 이유를 끊임없이 찾던 욥에게 하느님이 내리신 지침, 창조 세계를 돌아보라는 말씀은 생뚱맞은듯하다. 그러나 욥은 창조 세계 앞에 섬으로써 하느님 현존과 사랑을 체험하고 모든 것에서 벗어난다. 고통이 신비라는 것을 인정했다는 말일 것이다.

아울러 탄원의 시편을 읊으며 우리 고통을 하느님 앞에 갖다 놓거나, 당신 아들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봐야 했던 성모 마리아를 찾아가 위로받을 수 있음을 밝힌다.

책은 고통에 대한 신학적인 이론이나 전반적인 성찰을 다루지 않는다. 일상에서 고통에 부딪혀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그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도록 그 지름길을 일러주고 조용하게 위로와 힘을 불어넣어 준다.

저자는 ‘이야기를 마치며’를 성경 말씀과 동서양 유명 작가와 위인들의 말 등 힘들 때면 자주 떠올리며 도움받는 말 중 일부를 소개한다.

그는 말한다. “우리가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면 이 세상에는 온통 고통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고, 우리는 죽지 못해 살아갈 것이다. 한편 하느님의 창조 세계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면 그 아름다움을 통해서 창조주요 구원자이신 하느님의 선하심을 깨닫고, 그분의 돌보심을 체험하면서 나를 괴롭히던 것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인가를 느끼게 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02-2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29

로마 15장 4절
우리는 성경에서 인내를 배우고 위로를 받아 희망을 간직하게 됩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