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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77) 그레이하운드

수천 병사의 수장이 따르는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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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에서 병력과 군수물자를 영국까지 호송하는 선박을 보호하는 미 해군 전투함 ‘그레이하운드’.
 

영화는 1942년 북대서양 위험지역(블랙 피트)에서 독일 유보트의 공격에 맞선 전투 군함들의 전투 장면을 사실적으로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수송선의 조난 신호탄이 터지고 밤이 되자 공격적으로 다가오는 유보트. 선전포고하는 적의 심리전 또한 장난이 아니다. 유보트는 비무장 상선과 수송선을 무차별하게 계속 공격하여, 연합군은 배 손상은 물론 대규모의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피해를 본다.
 

영화의 주인공은 절체절명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그레이하운드의 함장 크라우스(톰 행크스)이다. 자신이 지켰어야 할 병사들과 수송선을 눈앞에서 잃게 되자 제대로 된 식사와 휴식도 잊은 채 작전에만 매진한다. 그의 희생하는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영화의 무대가 이동이 많지 않은 제한된 실내 공간이지만, 긴장감이 넘치는 명연기를 펼치는 톰 행크스는 제작과 각본에도 참여했다. 취사병을 천직으로 알았던 부하를 떠나보낼 때 힘들어하는 장면, 거듭된 전투 손실과 자신의 실수로 암호가 적군에 노출되었을까 봐 마음고생 하는 장면 등 시나리오 구성을 그레이하운드 함장의 인간적인 측면에 비중을 두어 관객의 공감대를 높인다. 따라서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잠수함의 공격을 병사와 함장이 하나가 되어 구축함을 지킨 역사적 사실보다는,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단한 집중력과 투철한 사명감으로 전투를 이끄는 책임감 있는 리더의 모습에 맞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해양 전투 영화로 생각한 이 영화에는 시작부터 성경 구절이 눈에 띄고 또 여러 번 등장한다. 함장의 일과도 성경과 기도로 시작하는데, “주여! 악이 저를 지배할 수 없게 주의 천사를 제게 보내시어 저와 함께하소서. 아멘”이라고 하는 그의 아침 기도는 지도자의 고뇌와 절실함을 엿보이게 한다. 자신의 결정에 입과 손과 발이 되어 따르는 수백 수천 명의 병사의 목숨이 달려있기 때문에 그는 매 순간 주님을 찾고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항상 주님과 함께한다.
 

그의 내면과 중심에는 깊은 신앙심이 자리하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 주님을 찾는 모습은 물론 위기를 벗어나 환호할 때도 가장 먼저 주님께 감사드리는 모습은 우리의 마음에 깊이 남는다. 두렵고 힘들 때뿐만 아니라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와 관계없이 그는 항상 주님을 붙들고 있다. 그는 고통의 현실에서도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거룩함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의 방안 거울에 꽂아놓은 성경 구절을 다시 한 번 묵상해 본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십니다.”(히브 13,8)
 

7월 10일 애플TV, 온라인 개봉


▲ 이경숙 비비안나 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장 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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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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