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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창조 신비가 숨쉬는 자연

(79) 시크릿 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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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짜기마다 샘을 터뜨리시니 산과 산 사이로 흘러내려 들짐승들이 모두 마시고 들나귀들도 목마름을 풉니다.”(시편 104,10-11)

미국의 소설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이 1909년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시크릿 가든(비밀의 화원)’은 인도에서 살다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영국에 있는 고모부에게 맡겨진 주인공 메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삭막한 저택에서 사는 무뚝뚝한 고모부 아치볼드는 이상하리만큼 메리에게 관심이 없고, 메리는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삶의 기쁨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사촌 콜린의 존재를 알게 되고, 몸이 약한 그의 친구가 되어주고, 우연히 발견한 비밀의 화원으로 데려간다. 이 비밀의 화원은 콜린의 어머니이자 메리의 이모인 릴리어스가 죽기 전 자신의 동생이자 메리의 어머니인 레녹스와 마지막으로 만난 곳이었는데, 이제 메리와 콜린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곳이 되어 이모부 아치볼드와 사촌 콜린의 화해까지 이루어지게 된다.

영화의 주인공 메리가 주도적으로 고모부 가족들의 화해와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이들을 치유하는 그 중심에 비밀의 정원이 자리한다.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꼈던 메리조차도 이곳에서 엄마의 따스함을 느끼고, 그 관계를 회복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긴 장마로 대표되는 이상기후 앞에서 평화로운 자연 그 자체가 그리워진다. 영화에 등장하는 비밀의 화원에 들어가 그 안에 머물기만 하면 모든 부자연스러운 것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듯하다.

하느님 창조의 신비가 감추어진 자연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우리가 만든 배설물과 쓰레기를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그 자연이 스스로 정화하고 치유할 수 있는 자정작용을 넘어 병들어가고 있다.

무심코 버린 일회용품과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와 탄소 배출량 증가로 앞으로 이유를 모르는 새로운 질병과 이상한 날씨를 더 자주 발견하게 될 수 있다. 이러다가 절망의 상황에서 메리와 콜린을 지켜주는 비밀의 화원은 지구 상에서 더는 찾을 수 없는 곳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있어야 하고, 그 자연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느님 창조의 질서를 받아들이고, 이를 지키려는 구체적인 삶의 자세와 실천이 요구된다.

일상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화석연료 소비를 전혀 하지 않는 삶을 당장 살 수는 없겠지만,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최대한 재활용을 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가고, 화석연료 대신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변화를 더는 늦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이 시대 그리스도인이 살아야 할 생태적인 삶의 모델임을 기억하자.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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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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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31장 17절
당신 얼굴을 당신 종 위에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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