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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69)토스카나

미슐랭 쉐프, 틀에서 벗어나 자유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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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이 필요하거나 삶의 여유를 느끼고 싶을 때 좋은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감상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기를 원한다. 거기에 정성스럽게 차려진 음식까지 어우러지면 더할 수 없이 행복할 것이다. 덴마크 영화 ‘토스카나’는 이탈리아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토스카나 지방에서 촬영하여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과 황금빛 언덕의 밀밭, 올리브 숲,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사이프러스 나무 길 등 끝도 없이 펼쳐지는 멋진 풍경과 다양한 요리를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 테오(안데르스 마테센)는 미슐랭 별 두 개를 받은 요리사로 덴마크에서 최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는데, 기본적으로 주방 관리에 매우 엄격하고 재료부터 요리의 세팅, 맛까지 타협하지 않는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 요리의 재능은 셰프였던 아버지에게 물려받았지만 항상 긴장하고 신경은 예민하게 곤두서 있다. 어린 시절 달걀 요리만 백 번을 할 만큼 혹독하게 훈련을 받아 아버지에 대해 암울한 기억만을 갖고 있다.

테오는 레스토랑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자와의 미팅이 있던 날 아버지의 부고 소식과 함께 토스카나 지역의 리스톤키 성(城)과 땅을 물려받게 되었다는 서신을 받는다. 테오는 레스토랑 확장을 위해 성을 팔러 토스카나로 가는데 그곳에서 소피아를 만난다. 집시 출신인 소피아는 긴 세월 테오 아버지의 양딸처럼 살아왔다. 두 사람은 어릴 적 친한 사이였는데 과거를 잊고 지낸 테오는 그녀를 몰라본다.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하느라 부정적인 기억만 가득한 테오의 어릴 적 기억은 상처뿐이다. 하지만 소피아를 통해 아버지에 대한 다른 면들을 마주하며 과거 자신을 사랑해주었던 기억들도 떠올리게 된다. 주방을 정리하다가 아버지가 남긴 요리 비법서를 발견하는데, 거기에 요리사로 성공한 테오에 관한 기사들도 스크랩 되어 있다.

테오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남긴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다, 자신과 스태프들을 긴장시키며 결과물을 위해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은 것보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도를 했을 때 그것을 뛰어넘는 창조적인 요리가 탄생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누구도 특별하지 않지만 그렇게 봐주는 사람을 만나면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듣게 된 테오는 팔았던 리스톤키 성을 되찾고 그곳에서 식당을 운영한다. 이제 그의 목표는 미슐랭 별을 따는 게 아니라 그곳을 방문한 손님들을 위해 그 지방의 최적화된 환경에서 재배된 최고의 재료로 요리하는 것이다.

“외적인 율법은 사람을 살게 하지 못하고 마음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과 같이 요리나 인간관계에서도 규칙과 형식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사랑도 자유도 사람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하는 것 같다.

2022년 5월 18일, 넷플릭스 서비스



이경숙 비비안나(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 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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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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