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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94)더 스위머스

시리아 떠나 난민으로 살아가는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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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를 찾아 바오로 사도가 주님을 만났던 길을 걷고, 아나니아의 집과 요한 세례자의 무덤 성당을 참배했다. 2000년 전에 놓은 로마로 가는 길에서, 터번과 히잡을 쓴 짙은 눈썹의 사람들 소박하나 다정하고 평화로웠다.

이 영화는 시리아를 떠나 난민 지위로 살아가는 자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국가가 내전으로 그 통제력을 잃어버리니, 국민은 물 위를 떠도는 낙엽과도 같다. 국가의 사명, 정치지도자들의 막중한 임무가 새삼 크게 느껴지는 영화이다.

뛰어난 수영선수였던 아빠의 코치로 올림픽 출전을 위해 훈련하던 사라와 유스라 자매는 나라가 불안해지면서 유럽으로 탈출을 도모한다. 어디나 그렇듯 이런 기회를 돈벌이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 작은 보트에 수십 명이 태워진다.

뒤로 돌아설 수도 없이 내몰린 사람들이 배 안으로 스며드는 물을 퍼내고, 바다 한가운데서 멈춘 엔진을 끊임없이 당기며 무언가 해보는 난감한 상황에서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끈을 잡고 수영하는 자매의 모습이 불안하고 한없이 안쓰럽다.

간신히 유럽에 도착했지만 그들의 망명을 받아들이지 않는 정부와 시민들 때문에 살기 위해 도망치고 헤매지만, 그래도 젊은이답게 상황에 함몰되지 않고 조금의 여유가 생기면 웃고 춤을 추는 모습이 아름답다.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수없이 밀려오는 난민들로 인해 자신들의 삶에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거부하는 태도도 비난할 수만은 없다. 좋은 것은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꿈을 키우며, 가족이 함께 사는 일일 텐데 말이다.

그래도 유스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난민 지위를 이용해서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해 우승함으로써 난민들과 조국에 기쁨을 주었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한다. 놀기 좋아하면서도 정의로운 사라는 사선을 넘어오는 난민들을 도와주는 곳에서 자신의 몫을 찾는다.

얼마 전 독일의 초등학생팀과 어른 단체들이 난민을 거부하는 국가 정책에 반대하며 함께 사는 나라를 원하는 시위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분명 난민들이 들어오면 평온한 사회 질서가 출렁이는 것은 맞지만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지키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이들의 시민 의식이 멋지게 보였다.

메르켈 총리는 2015년, 100만 명이라는 난민에게 나라를 개방하면서 심한 반발 여론에 직면했고, 이민자들에 의해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궁지에 몰리며 지지 세력이 추락해 사실상 사임에 이르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옳은 것을 위해 앞장섰던 그분의 모습은, 난민 수용을 간절히 염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시대의 어른으로서 어린 사람들에게, 선한 사람들에게, 무엇이 옳은 일인지 빛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모두 영원한 고향을 찾아가는 순례자임을 기억하게 하는 영화이다.

2022년 11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손옥경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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