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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99)트루 스피릿

최연소 세계일주 항해 성공한 소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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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트루 스피릿 포스터



영화 ‘트루 스피릿’은 2010년에 요트로 최연소 단독 세계 일주 항해에 성공한 호주 소녀 제시카 왓슨의 실화를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이달 초에 공개되었다.

호주 브리즈번 위쪽에 위치한 선샤인 코스트에서 나고 자란 제시카는 바다와 인접해 있는 환경 덕에 아주 어릴 때부터 해변에서 살다시피 했다. 물에 안 들어간 날은 요트를 타고 물 위에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처음으로 혼자 보트를 탔을 때 느꼈던 매력과 흥분을 잊지 못했던 제시카는 12세 때 선장이 되어 세계로 나가기로 결심한다. 바다가 자신을 부르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그녀는 4년 동안 돛단배 항해술을 익혔고, 아르바이트를 세 개씩이나 하면서 번 돈과 후원받은 자금으로 세계 일주를 위한 요트를 건조하게 된다. 그리고 만 16세가 되는 해에 단독 세계 일주 항해라는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많은 영웅이 그러했듯이, 그녀의 시작은 순조롭지는 않았다. 2009년 9월, 호주 근해 태평양에서 시범 운행을 하던 도중 레이더 경보기를 켜지 않고 취침을 하다가 화물선과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언론은 16세 소녀를 작은 배에 태워 위험한 망망대해로 내보내는 일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주제로 제시카와 그녀의 스승 벤, 그리고 가족들을 압박한다. 하지만 부모님과 벤은 그녀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부정적인 여론에 대항하여 제시카를 지지한다. 남극해가 빙산으로 덮이기 전에 출항해야 하는데 이제 남은 시간은 2주뿐이다. 그동안 제시카는 배를 수리하고 청소년보호법이 바뀌기 전에 서둘러 떠나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녀를 지지하는 이들의 도움을 얻어 배를 수리하고, 여전히 안 좋은 여론을 등에 업은 채 장장 210일 동안 4만 2600㎞에 달하는 거리를 홀로 항해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놀라웠던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그녀가 현대의 첨단 기술 덕분에 위성 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여 실시간으로 자신의 위치와 안부를 가족들에게 알리고, 언니의 도움을 받아 블로그까지 운영했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사람들은 그녀의 영상을 인터넷으로 확인하면서 응원할 수 있었다. 둘째, 그녀가 난독증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부단한 노력으로 지도와 좌표를 읽고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극복해 냈다는 것이다. 셋째, 작은 요트였지만 거기에 실린 식량으로 일곱 달을 버텼고, 폭풍 속에서 배가 여러 번 전복되었음에도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넷째, 그 어린 나이에 홀로 고독과 맞서 싸우며 7개월을 버텨냈다는 사실이다. 이는 영화 속에서 그녀가 무풍지대에 갇혀서 일주일 이상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을 때 극대화되어서 표현된다. 대자연 속에서 무력함과 외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면 그게 어떤 심정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만약 그녀가 신앙을 가지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놀라웠던 것은 그녀의 환경이었다. 호주라는 나라의 제도적 특성과 가족과 후원자들의 든든한 지원이 부러웠다. 특히 그녀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그 많은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어린 딸을 믿어주고 또 떠나보내야 했던 부모가 대단했다. 7개월간 매일 통화를 하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었던 가족들의 격려가 없었다면 아마도 그녀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즉 이 모험은 제시카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가 함께해낸 것이다. 이는 우리 신앙생활의 여정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바다의 아름다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 ‘트루 스피릿’은 간만에 독자 여러분에게도 신선함과 깊은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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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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