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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력은 부부애의 결실이며 자기 봉헌의 증거… ...가정은 하느님 사랑 체험하는 인격공동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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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서울 생명위 공동 기획 ‘자연출산 교육 기초과정’ ⑤

혼인성사를 하고 한 아이를 출산했다. 나와 남편 사이에는 우리 키의 3분의 1만 한 꼬마 하나가 들어왔다.

아장아장 걷는 이 아이는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행동을 따라 한다. 내가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면 옆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입을 막고 나오지도 않는 억지 기침을 하고 아빠가 양치질하면 자기 손가락을 입에 넣고 칫솔질을 하듯 손목을 유연하게 돌린다.

엄마와 아빠라는 존재는 아이가 가정에서 처음 만나는 인간 공동체다. 이 아이의 눈에 비친 가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우리는 이 작고 귀한 생명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10월 21일 서울대교구청 강의실에서 열린 자연출산조절교육 여섯 번째 시간. 정연정(절두산순교성지 주임) 신부가 ‘부모로서의 자녀 교육’을 주제로 강의했다. 먼저 정 신부는 자연출산조절법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에게 배란 주기표가 적힌 칠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배란 주기표를 작성하고 자연출산조절을 하는 그 기술 테크닉이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정 신부는 배란법을 배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인간의 윤리적 행위가 어떤 생각을 통해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가임기와 불임기를 알아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적인 방법으로 생명을 출산한들 자녀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하느님을 배제한다면 자연출산조절이 무슨 의미를 가질까.

가정 안에서 생명 출산을 단순히 육체적인 측면으로만 한정 짓기에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처럼 여겨진다. 인간의 부성과 모성은 육체적 책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책임도 따르기 때문이다.

정 신부는 “출산력은 부부애의 결실이고 징표이며 부부 상호 간의 완전한 자기봉헌의 산 증거”라면서 “출산이 불가능한 경우라도 출산력은 의미와 능력을 상실하지 않는다”(「가정 공동체」 14항 참조)고 강조했다. 출산력을 육체적 의미로만 해석해서는 안 되며 나아가 영적인 출산으로도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랑 없이 가정은 인간들의 공동체일 수 없고 또한 사랑 없이는 가정이 인간공동체로 완성될 수가 없다(「가정공동체」 17항 참조). 참된 가정을 이루려면 부부가 ‘기꺼이 서로에게 거저 내어 주어야’ 한다. 이로써 가정은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는 인격공동체가 된다.

지난 9월 26일 미국 필라델피아 세계가정대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정에 접시가 날아다녀도 가정은 희망의 공장”이라며 “가정에는 항상 십자가가 있지만 십자가 다음에 부활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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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5-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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