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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동수 신부가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열린 유리융화기법 출간 기념 전시 작품 앞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
“좋은 것은 서로 나누고 공유해야 발전이 있지 않겠습니다. 예술가이기 전에 사제이니까요.”
스테인드글라스 작가로 활동하는 원동수(대구대교구 원로사목자) 신부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색유리융화기법의 결실을 담은 「유리융화기법(Glass Fusing)」을 출간했다.
유리융화기법은 각각 다른 유리 조각을 두세 겹 이상 겹쳐 놓고 열처리하여 새로운 질감의 형태와 복합된 색감의 공예품을 성형해 내는 과정을 말한다. 책에는 스테인드글라스ㆍ공예등ㆍ색유리융화기법 등의 소개와 전기가마 사용법, 작품 전시를 위한 마무리 작업 등이 세세히 실려 있다. 원 신부가 걸어온 스테인드글라스 25년의 작업의 결정체다.
책 출간을 기념해 서울 명동대성당 갤러리 1898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만난 원 신부는 “이번 책 출간은 25년의 결실이며 색유리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남길 수 있는 선물”이라며 “장비와 재료만 갖추면 이 책을 교과서 삼아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에는 원 신부가 작업한 색유리 창 사진과 색유리 공예등, 유리융화기법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1979년 사제품을 받은 원 신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등에서 회화와 스테인드글라스 과정을 수료하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색유리화 기법을 연수했다. 스테인드글라스 개인전을 비롯해 한국-일본 대희년 특별 초대전, 한국 스테인드글라스 11인 초대전 등 수많은 전시활동을 펼쳤다. 2010년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을 맞아 본인이 설립한 ‘스테인드글라스 연구소’를 교구에 봉헌하기도 했다. 원 신부가 제작한 색유리 작품은 대구 대신학교 성당의 ‘최후심판’ ‘천지창조’를 비롯해 서울ㆍ수원ㆍ전주ㆍ마산ㆍ안동교구 내 여러 성당에 설치돼 있다.
원 신부는 “여러 재능 있는 제작자들이 사명감과 신앙심을 바탕으로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갖춘 성전이 이 땅에 많이 나오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8월 사목 일선에서 물러난 원 신부는 1984년 회화 개인전을 시작으로 수차례 전시를 통해 회화 및 색유리 융화 수공예품 등을 선보여 왔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