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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희동본당에 연중 청년들이 많은 이유?

선교ㆍ친교ㆍ후원 3박자로 청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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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사 나눔과 친교, 물심양면 이어지는 본당의 후원은 각지에서 모인 청년들을 성당 울타리 안으로 이끄는 힘이 됐다.
10월 27일 열린 청년 대학생 격려만찬에서 본당 청년 담당 이길재 부주임 신부가 청년들과 이야기 나누며 격려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10월 27일 서울 연희동성당. 주일 저녁 6시 청년미사가 끝나자 청년들이 우르르 빠져나와 지하 강당으로 몰려 내려갔다. 서울의 대표적 대학가 신촌 인근에 자리한 본당이 청년 대학생들을 위해 중간고사 격려 만찬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날 만찬에서는 신자ㆍ비신자 청년 200여 명이 한데 섞여 뷔페식을 즐겼다. 본당 청년들은 단체 현황을 나누고, 비신자이거나 처음 이곳을 방문한 청년들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성당을 처음 찾은 `새 얼굴`이 눈에 띄면 본당 청년들이 다가가 먼저 인사를 나누며 청년 단체를 소개하기도 했다. 단순한 식사 시간이 이들에겐 격려와 친교, 나눔의 장이자 자연스러운 선교의 자리가 되는 것이다.

 본당은 3년 전 서경룡 주임신부가 부임하고부터 청년 대학생들을 위해 만찬을 꾸준히 베풀고 있다. 만찬은 대학 개강시기와 중간ㆍ기말시험 등 연 6회 가량 열리지만 방학기간을 제외하면 학기 중에는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열리는 셈이다. 만찬에는 사목자와 사목회 위원들이 함께하며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들에게 부모처럼 다가가 따뜻이 격려해준다.

 이날 만찬에 참여한 이한결(마리아그라시아, 28, 연세대)씨는 "올해 3월 서울에 올라와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성당에 청년 활동이 활발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와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며 "8월에 세례를 받고 전례단에 가입한 이후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들을 꾸준히 이끄는 힘

 연희동성당 인근에는 이화여대ㆍ연세대ㆍ서강대ㆍ홍익대ㆍ명지대 등 5개 대학이 있다. 그리고 대학가 주변으로 수많은 하숙집과 원룸이 그물망처럼 존재한다. 본당은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하숙집ㆍ원룸ㆍ고시원을 운영하는 여성 교우들의 모임인 `마르타회`를 만들어 `내 집에 사는 대학생들부터 성당으로 인도하자`고 뜻을 모았다. 마르타회 소속 교우 13명은 각자 자신이 운영하는 하숙집에서 자연스러운 선교를 통해 청년들을 성당으로 이끈다. 응접실이나 식당에 본당 주보와 본당 소식지인 `한마음` 등을 비치해 두고, 학생들이 천주교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도록 한다. 강요는 하지 않지만, `하느님이 가장 좋은 분`이라는 믿음을 집 안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형 선교`를 수행하는 셈이다.

 이렇게 해서 성당을 찾은 청년들도 막상 분위기가 낯설 수 있다. 이럴 때 눈에 불을 켜는 이들이 `청년 바오로` 단체 회원들이다. 생긴 지 20년이 넘은 이 단체는 청년들에게 일정기간 단체를 체험하게 하는 활동을 한다. 청년 바오로는 성당을 새로 찾은 청년뿐 아니라 주일학교를 마친 뒤 자칫 신앙생활에서 멀어질 수 있는 청년, 어떤 단체에 들어가야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신앙의 미래, 청년

 본당은 청년을 위한 선교ㆍ친교ㆍ후원의 3박자 사목을 이루는 대표적 본당이다. 본당 교우들의 숨은 노력으로 이뤄낸 선교가 이뤄지면, 울타리 안에 모인 청년들은 만찬과 매주 다과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친교를 이룬다. 여기에 본당 후원이 더해진다. 장학금 지급이다.

 본당 모니카회는 젊은이 한 명이라도 면학에 힘쓸 수 있도록 돕는 장학금후원회를 만들어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연 2회 전달되는 장학금은 4500만 원에 이른다. 모니카회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신자들이 떡, 부활달걀 등 음식 바자와 2차 헌금, 후원금을 통해 한마음으로 모은 기금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청년들이 한데 어우러진 본당 청년 수는 170여 명. 성가대 단원 숫자만 70명에 이른다. 청년 미사 참례율 7 등으로 늘 고민에 빠져있는 본당 청년사목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수정(체칠리아) 청년회장은 "본당 어른들께서 하나된 마음으로 늘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계셔서 기존 청년과 새로운 청년들 모두 금세 기쁜 신앙생활에 젖어들 수 있다"면서 "각지의 청년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본당임에도 항상 청년들이 많아 다른 본당의 부러움을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진택(토마스 아퀴나스) 총회장은 "성당에 늘 청년들이 와글와글하게 지내니 본당 전체에 1년 내내 생기가 감돈다"며 "본당 재정과 무관하게 언제든 청년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경룡 주임신부는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듯이 끼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청년들의 즐거운 학교생활과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 것 뿐"이라며 "훗날 냉담을 하거나 성당을 다니지 않더라도 따뜻한 천주교 하느님의 나눔을 떠올린다면 그것으로 보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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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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