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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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대건청소년회, 장애·비장애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 ‘동고동락’

‘장애’ 편견을 ‘소통’으로 허물다
3인 1개조, 9개월간 진행
과정 통해 서로 이해하는 법 배워
“봉사 아닌 즐거운 소풍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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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들이 손을 모아 딸기를 다듬고 있다.

조물조물. 청소년들이 손을 모아 딸기를 주무른다. 서로 다른 손이지만 딸기에 범벅되면 모두 똑같이 향긋한 딸기 향이 가득하다. 여기 모인 청소년들이 그랬다. 장애·비장애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모두의 얼굴이 기쁨으로 일색이다. 교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장애·비장애 청소년들, 수원교구 대건청소년회(법인국장 함상혁 신부)의 ‘동고동락’(동GO동樂)의 현장을 찾았다.

10일 진행된 프로그램은 ‘시골마을 즐기기’ 동고동락에 참가한 장애·비장애 청소년들이 양평 그린토피아에 모여 자연을 체험하는 시간을 보냈다. 허브의 꽃을 따서 화전(花煎)을 부치고, 유기농 딸기로 잼도 만들었다. 누에를 관찰하며 고치에서 실도 뽑고 딸기도 직접 수확했다. 자연 속에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에 이번이 겨우 2번째 만남이라는 것이 무색하다. 마치 오랜 친구인 양, 손을 잡고 걷기도 하고,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기도 한다. 장애청소년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장애·비장애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인 동고동락은 장애·비장애 청소년 교류를 통해 장애청소년에게는 다양한 활동의 기회를 주고 비장애청소년에게는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많은 교류 프로그램과는 달리 9개월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함께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동고동락에 참가한 청소년은 만 15~24세로 수원교구의 비장애청소년 20명과 안양시관악장애인종합복지관의 지적장애청소년 10명이다. 참가단은 프로그램동안 비장애청소년 2명과 장애청소년 1명, 3인 1개조로 편성돼 활동한다. 참가자들이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면접을 통해 활동의지가 있는 청소년을 선발했다. 특히 장애청소년은 모두 20세 이상으로 연령대가 높아져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적어진 이들을 배려했다.

비장애청소년들은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배웠다. 동고동락이 진행됨에 따라 비장애청소년들은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편견도 깨닫고, 상대방을 위한 배려를 더 고민하게 됐다. 그러면서 비장애청소년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장애청소년들을 “형, 오빠”라 친근하게 부르며 격 없이 지내고 있다. 이 청소년들에게는 이 활동이 봉사활동이 아니라 즐거운 소풍과도 같은 느낌이다.

동고동락에 참가하고 있는 김건희(가르러스·17·수원교구 봉담성체성혈본당)군은 “스스로 장애에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편견을 발견했다”면서 “처음엔 형들(장애청소년들)의 돌발행동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고 오히려 함께 재미있어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애청소년들도 눈에 띄게 변화를 보였다. 비장애청소년에게 먼저 안부를 묻기도 하고, ‘내 것’만을 챙기던 장애청소년들도 ‘같이 하자’고 비장애청소년을 초대하기도 한다. 비장애청소년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안양시관악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동고동락에 동반한 곽아름(안나·33)씨는 “장애인에게 가장 좋은 것은 사회 속에 섞여 사는 것인데 비장애청소년과 교류할 기회가 적은 장애청소년들은 비장애청소년과 어울리는 데 서툴고, 다가가기를 두려워한다”며 “동고동락에 참여하면서 장애청소년들이 어울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식개선교육과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3번째 프로그램으로 ‘시골마을 즐기기’를 진행한 동고동락은 오는 11월 29일까지 ▲미션 프로그램 ▲치즈체험 ▲장애인 직업재활의 이해 ▲연합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 동고동락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잼을 병에 담고 있다.

▲ ‘시골마을 즐기기’동고동락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양평 두물머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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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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