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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7) 쉘 위 댄스 (Shall We Dance?, 1996)

무료한 일상에 춤이 선물한 삶의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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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쉘 위 댄스’ 스틸컷.



“그날의 행복을 마다하지 말고 바라던 행복의 몫을 놓치지 않도록 하여라. 다른 사람에게 네 노고의 열매를 남기고 네 고생의 결실을 제비 뽑아 나눠 갖게 할 작정이냐? 주고받으면서 스스로 즐겨라.”(집회 14,14-16)

춤과 음악, 이야기가 어우러져 웃음과 감동을 주는 ‘쉘 위 댄스’는 유쾌한 영화다. 중년의 직장인이 우연히 춤을 접하면서 생활의 활력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로 시간이 지나 다시 봐도 즐거움과 따뜻함을 선사한다.

가족과 회사를 위해 성실히 살아온 중년의 샐러리맨 스기야마는 안정된 직장과 변함없는 일상에서 공허함으로 우연히 사교댄스를 배우게 되면서, 하루하루가 설레고 행복해진다. 그의 변화가 가족의 오해를 사게 되어 스기야마는 춤을 그만둘 결심을 하는데, 자신보다 가족을 우선하는 가장의 마음과 가장의 행복을 위해 댄스를 계속하길 바라는 가족의 마음이 엇갈린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고 서로에게 값진 선물을 하는 오 헨리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다.

‘쉘 위 댄스’가 관객들에게 주는 극적인 재미는 입체적인 캐릭터 구성으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잘 살아 있다는 점이다. 키가 크지도 잘생기지도 관능적이지도 않은 이들의 각각의 일화는 관객들의 눈길을 끌 만하다. 그들에게는 춤을 배우게 된 사연만큼이나 춤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있고, 국가대표 프로였던 마이 선생님은 교습소의 춤을 저급하게 생각하며 자존심 상해하지만 결국 춤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학생들에게 배우게 된다.

▲ 영화 ‘쉘 위 댄스’ 포스터


일본의 국민배우인 스기야마(야쿠쇼 코지 역)가 대회를 앞두고 회사에서나 전철 플랫폼, 퇴근길 다리 밑에서 열심히 스텝 연습을 하는 장면과 대회에서 선생님 목소리만 기억하며 왈츠를 훌륭히 소화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실제 발레리나인 마이 선생(쿠사카리 타미요 역)의 우아한 자태와 왈츠도 일품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주인공의 말투를 따라 하거나 걸음걸이를 흉내 내며 잠시나마 영화 속 환상에 빠지듯 관객들도 주인공처럼 왈츠나 퀵스텝, 탱고를 배워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다.

감독 수오 마사유키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영화를 보고 나면 즐겁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감독의 제작 의도가 관객에게 전해지면, 흥행은 저절로 연결되며 좋은 영화로 기억된다. 이 영화는 당시 대중의 관심을 받아 침체됐던 일본 영화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원동력이 된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1997년 일본아카데미상의 외국 영화상을 제외한 공식 13개 부문상을 모두 수상한 기록을 세우면서 2004년 할리우드에서는 리처드 기어와 제니퍼 로페즈 주연으로 리메이크됐다. 주인공의 직업과 설정을 각색한 미국판 ‘쉘 위 댄스’도 일본 원작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부활의 기쁨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열심히 살아온 가장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영화가 제작되길 기대해본다.

▲ 이경숙 비비안나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장 겸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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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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