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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 주제로 도예전 여는 이도경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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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성당에 가는 게 당연했던 일이었고, 평일에도 성당에 들러 성모상에 인사만 해도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코로나19로 당연했던 일상이 그저 기억이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다시 성당으로 발길을 돌리는 데에도 핑계가 많았고요. 코로나19로 교회와 멀어지고 되돌아간 경험을 작품에 담았어요.”

이도경 작가(젬마·군종교구 삼위일체본당)는 1월 24일부터 2월 1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2전시실에서 ‘고해성사(하느님께 돌아가는 길)’를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전시에는 대표작 ‘새 이브의 발’ 외에 ‘나의 기도’ 시리즈 등 도예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이 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성당에 가기를 주저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고해성사로 얻은 기쁨을 작품에 담았다.

이 작가는 “당시 강의에 나가야 하니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한다는 핑계, 군종교구 특성상 민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미사 참례를 미루기 시작했다”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미사에 빠졌다는 죄책감도 사라지고 안 가는 게 자연스럽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다 깊은 굴속에서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느님께서는 아버지처럼 늘 나를 반갑게 맞아주실 것이라는 생각으로요. 그리고 고해성사를 보았는데, 엄청난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요.”

대표작 ‘새 이브의 발’에는 온갖 핑계로 성당으로 향하기를 주저했던 상황을 표현했다. 뱀 모양의 철근이 성당으로 가지 못하도록 유혹하는 모습이다. ‘나의 기도’ 시리즈에는 고해성사를 마치고 기쁘게 기도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초등학생 때 세례를 받은 이 작가는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했다. 군인과 결혼해 자녀를 키우면서 잠시 다른 일을 하기도 했지만, 남편의 권유로 도예를 다시 시작했다. 2008년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에서 상을 받고 이듬해에는 대학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또 공방을 열고 인근 학교와 장애인복지관에서 도예를 가르치고 있다.

이 작가는 도예의 매력을 ‘흙의 정직함’이라고 밝혔다. “흙은 거짓말을 안 해요. 제대로 반죽을 하지 않으면 겉으로 볼 때는 멀쩡해 보이지만 불에 들어가면 터지거나 실금이 나와요. 작품에 애정을 담아 다듬고 유약 옷을 입히면 예쁜 작품들이 나오고요. 예쁘게 바라보고 관심을 주면 그 작품은 제게 더 예쁘게 다가오고요.”

십자가를 비롯한 성미술 작품도 마찬가지다. 이 작가는 작품에 묵상을 입힌다. 석고로 만든 몰드에 흙을 부어 만드는 슬립캐스팅으로 십자가를 만들어도 하나하나 기도하며 깎아내는 작업을 한다. 누군가가 이 십자가를 쥐고 하느님께 발걸음을 옮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직도 성당을 가지 않을 핑계를 대시는 분들이 제 경험이 담긴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 품으로 다시 돌아가는 기쁨을 느끼길 바랍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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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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