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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10) 부활

로마 호민관의 시선으로 본 그리스도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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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세상이 연분홍, 하양, 노랑, 초록빛으로 황홀하다. 부활하신 주님의 빛과 봄빛이 어우러진다. 이 시기에 만나고 싶은 영화, 조셉 파인즈 주연의 ‘부활’.

젊은 로마군 호민관 클라비우스는 십자가에 못 박아 예수를 처형한 후 유다교 성직자들의 요구에 따라 무덤을 봉인하고 로마군으로 보초를 세운다. 이렇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시신이 없어졌다. 책임자인 클라비우스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는 처지이다.

우선 보초를 섰던 병사들을 만나고 주님이 부활했다고 외치는 제자들과 여인들을 만났지만 그럴수록 미궁이다. 돈에 매수된 병사들은 진실을 말하기를 거부하고 제자들과 여인들은 주님이 살아계신다고 말하며 기쁨에 넘쳐있다. 의아해 하면서도 당연히 믿지 않고 어떡하든 숨겨놓은 시신을 찾아보려 그즈음 만든 무덤들마저 파헤쳤지만 죽은 예수는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심문하는 과정에서 그가 듣게 되는 것은 예수는 하느님에게서 온 이로 자신들을 극진히 사랑했으며 귀하게 대해주었다는 것이다. 한 제자는 예수는 자신을 죽인 호민관조차도 적이 아니라 형제로 받아줄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는 예수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도 만난 적도 없는 한 이방인 젊은 로마 군인의 관점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부활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우리가 가질법한 의문들을 가지고 찾아 나서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클라비우스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주님을 멀찍이 서서 뵙게 된다. 이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러 갈릴래아로 향하는 제자들을 몇 걸음 뒤에서 따르게 되고 결국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이제 그는 이전처럼 살 수 없다. 주님을 체험한 사람은 더는 이전과 같아질 수 없다.

그는 호민관을 상징하는 반지를 한 끼 음식값으로 내어놓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영화는 십자가 밑에서 예수의 죽음을 지켜보고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 고백한 로마군 백부장을 떠올리게 한다.

신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에 의하면 부활의 참된 의미는 하느님이 사형수로 죽은 예수가 무죄요, 그의 편임을 손들어준 사건이요, 인간에게 전례 없는 품위가 주어진 사건이며, 부활한 첫 사람으로서 죽은 이들의 보편적인 부활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부활로 주님의 가르침과 삶이 옳았음이 선포된 것이다.

부활한 주님을 만나면서 모든 것을 두고 떠난 저 젊은이처럼 이제 천상의 것을 추구하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새기며 따라 걷고 싶다.

손옥경 수녀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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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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