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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13)펭귄 블룸

엄마의 하반신 마비, 까치가 가져다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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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을 따라 보이는 아름다운 절벽과 구름, 푸른 하늘과 파도가 어우러진 호주의 바다 마을에서 활기차게 뛰노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 단란한 가족이 여름휴가를 간 곳에서 엄마 샘(나오미 왓츠)은 노후화된 옥상 난간에 기대다 추락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다. 큰아들 노아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영화는 사고를 당한 샘의 신체적, 정신적 아픔과 치유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실제 주인공의 남편 캐머런 블룸이 쓴 소설 「펭귄 블룸」을 재구성해 만든 작품이다. ‘펭귄 블룸’은 ‘블룸 가족의 일원이 된 펭귄’이라는 뜻으로 절망의 끝에서 만난 까치로 인해 위기를 극복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애로 인해 극도로 예민해진 샘과 그녀를 지켜보는 가족은 예상치 못한 불행으로 달라진 일상에 지치고 힘들어한다. 겉으로는 서로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가족과 샘의 미묘한 감정은 쌓이기 시작하고, 섣불리 위로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서로의 감정이 폭발한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휠체어 신세가 된 엄마 샘은 아들이 아파서 토할 때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을 비참해 하며 슬픔을 넘어 분노한다. 큰아들 노아 또한 자신 때문에 일어난 사고여서 엄마가 원망의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본다고 생각하며 엄마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일반적으로 가족은 갈등을 겪어도 큰일을 당하면 하나가 되어 위기를 극복하는데, 하루아침에 큰 사고를 당한 블룸 가족은 서로의 상처를 보지 못해 힘들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노아는 도마뱀의 먹이가 될 뻔한 까치를 구하고, 집으로 데려와 이름을 ‘펭귄’이라 지어준다.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는 까치 ‘펭귄’은 그렇게 블룸 가족이 된다. 샘은 펭귄을 돌보며 새로운 삶의 의지를 찾기 시작하고 까치 ‘펭귄’이 매개가 된 블룸 가족은 돈독해진다. 샘은 자신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족에게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감각이 없는 엄마의 다리를 초능력이라고 신기해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엄마는, 휠체어에 앉아 있든 아니든 예전과 다름없는 엄마인 것이다.

영화는 상처받은 펭귄과 우울감에 빠진 샘을 동일시하며, 펭귄이 건강을 되찾고 날개를 펼쳐 날아가는 과정과 샘이 카약을 배우고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는 과정을 평행하게 진행하며 작은 생명체 까치 ‘펭귄’의 역할을 중요시한다. “당신에게는 두 팔이 있잖아요”라는 긍정적인 운동 선생님 게이에게 카약을 배우기 시작한 샘은 자신감을 얻어 세계 카약 챔피언십에 출전하고, 영화의 실존 인물인 샘 블룸은 세계 카약, 서핑대회에서 우승한다.

우리나라에서 까치는 설화나 동요에 등장해서 친숙하고 길조로 여겨지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까치 ‘펭귄’의 귀엽고 영특한 모습은 볼거리 중 하나다. 작은 생명과 함께 치유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펭귄 블룸’을 통해 코로나로19로 지쳐있는 우리들의 마음이 따뜻해지면 좋겠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1월 27일, 넷플릭스 서비스




이경숙 비비안나(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 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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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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