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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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16)악어소년 알로

편견 없는 시선으로 얻은 진정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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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영혼 속 따뜻한 마음과 밝은 빛으로 길을 밝히면 돼.” 애드메의 말에 용기를 얻은 알로는 친아버지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뉴욕으로 떠난다. 11년 전 그는 세상을 거부한 채 숲으로 가려진 늪지대에서 홀로 살아가던 노인 애드메에 의해 발견되었다. 바구니에 담긴 아기 알로의 모습은 일반적인 아기와는 크게 달랐지만, 그는 정이 많은 애드메의 손에서 노래를 즐겨 부르는 낙천적인 소년으로 자라게 된다.

뉴욕의 화려한 네온사인에 황홀해 하며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천진한 소년 알로. 왠지 자신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차갑기만 한데도 정작 자신은 그 상황을 깨닫지 못한다. 결국, 친아버지라고 여겼던 사람에게 외면당하고서야 모든 게 자신의 겉모습 때문이란 걸 알게 된다. 자신의 얼굴이 악어를 닮았고 긴 꼬리까지 달려 있기 때문임을.

알로는 뉴욕 밤거리를 하염없이 걷는다. 그리고 “저에게 기도란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신 앞에 알몸이 되는 것입니다”라고 했던 자신의 타고난 신체적 장애를 통해 고통에 대한 깊은 사유를 펼쳐 낸 철학자 알렉상드르 졸리앙의 말처럼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도시 아래 하수구로 숨고 만다.

앞으로 사람들 틈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숨겨야 하는 걸까. 어둠 속에 갇혀 번뇌하는 그의 곁을 버티가 지켜준다. 그녀는 주변 아이들과 달리 성장이 멈추지 않자 사람들이 더는 자신과 눈을 맞추지 않는다는 걸 알고 어느샌가 자신도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던 거인증을 앓는 소녀이다.

‘너는 꼭 천사 같아!’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알로는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을 보고 이렇게 감탄했다. 그녀를 향한 알로의 눈빛이 그녀의 세상을 향해 닫혔던 문을 열게 했고 사람들을 피해 떠돌기만 하던 그녀를 머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알로의 곁에서 남과 다른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힘이 되어 준다.

알로의 이름 ‘보어가드’라는 말은 원래 ‘아름다운 시선’이란 뜻을 담고 있다. 일상에서 다가오는 사람들을 멀리서부터 바라보고 이익이 되는지 그 반대인지 판단하고 얼른 피하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감독 라이언 크레고는 그런 시선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되고 또 우리 스스로 진정한 친구를 얻는데 장애가 됨을 말하고 있다.

인간은 감각으로 얻는 정보의 80를 시각에 의존한다. 하지만 인간은 눈을 감고도 마음에 상을 그릴 수 있다고도 한다.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1) 하신 예수님의 기도처럼 ‘악어소년 알로’는 서로 모습은 달라도 아름다운 마음으로 보아주면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유쾌하고 감동적인 노래에 담아 보내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넷플릭스 공개




조종덕 요셉(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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