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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향기 with CaFF] (155)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탈북 천재 수학자의 비밀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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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 영화를 소개하는 것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개봉작 중 어른과 청소년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좋은 영화라, 아직 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소개한다.

탈북자 이학성은 전국 상위 1만 입학할 수 있다는 동훈고에서 경비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인민군이라 불리는 그는 실은 천재라고 불렸던 북한 최고의 수학자이다. 반면 사회배려자 전형으로 동훈고에 입학해 다니고 있는 한지우는 학우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성적은 하위권에 수학은 거의 포기 상태이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이 성적은 점점 떨어지고,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일반고 전학 권유까지 받게 된다.

이 두 주인공은 우연한 계기로 서로 엮이게 되고, 학성은 세 가지 조건으로 지우에게 수학을 가르치게 된다. 그 조건 중 하나는 시험 성적과 관련 없이 수학만을 가르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수업으로 지우는 성적을 올리기 위한 수학이 아니라 학문으로서의 수학을 배우게 된다. 전자는 출제자가 원하는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시되는 반면, 후자는 문제 자체와 그 풀이 과정이 중요시된다. 학성은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답을 찾는 ‘과정’이고, ‘잘못된 문제에서는 올바른 답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지우에게 가르친다.

그렇게 수개월 동안 학성에게 수학을 배운 지우는 눈에 띄게 수학 성적이 올랐지만,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계기로 누명을 쓰고 강제 전학을 당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학성의 개인 교습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또 하나의 조건 때문에, 수학 성적이 오른 이유가 부정한 방법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학교에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알게 된 학성은 고민 끝에 학자이자 교육자이자 어른으로서의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 성찰하게 되는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진정한 어른의 가치이다. 자라나는 세대를 이끌어 줄 지혜로운 멘토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세상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삶의 본질을 파악하여 중요한 것, 좋은 것,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할 줄 아는 어른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둘째는 교육자가 가진 삶의 태도의 중요성이다. 자신이 가르치는 것을 스스로 살아내지 못하는 교육자는 피교육자에게 절대로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없다. 셋째는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행동의 중요성이다. 이 모든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제자들이 이미 몸소 보여주신 것들이 아닌가. 오래간만에 이러한 복음적 가치를 맛볼 수 있는 영화를 원한다면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한다.

3월 9일 개봉



강언덕 신부(이냐시오영성연구소 상임연구원,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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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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